이명희 6명, 조현아 5명 불법고용…"이씨가 주도적 역할" 판단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69)씨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딸인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21일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조 전 부사장을 벌금 1천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대한항공 법인에도 벌금 3천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이씨와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6명, 조 전 부사장은 5명의 가사도우미를 각각 불법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은 이씨와 조 전 부사장의 지시를 받아 필리핀지점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선발한 뒤 대한항공 소속 현지 우수직원으로서 본사의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며 일반 연수생(D-4) 비자를 발급받았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필리핀지점에 재직 중인 외국인을 국내로 초청해 연수하는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와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경우로 제한된다.
검찰은 이씨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을 주도했다고 보고 조 전 부사장은 약식재판에 넘겼다. 이들의 지시로 불법초청에 관여한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지난 5월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대는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모녀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씨는 운전기사 등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씨에게 특수상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지난 7월 기소 의견으로 이씨를 검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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