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무명' 신세에서 '챔프 킬러'로 우뚝 선 백호균

입력 2018-12-22 14:21  

'탁구 무명' 신세에서 '챔프 킬러'로 우뚝 선 백호균
종합선수권서 디펜딩 챔프 김동현 이어 정영식 제압 '이변



(제주=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탁구 보람할렐루야의 실업 1년차 백호균(19)이 '챔프 킬러'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으며 새내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백호균은 22일 제주 사라봉체육관에서 열린 제72회 파나소닉 종합선수권 남자단식 8강에서 남자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7년 선배 정영식(26·미래에셋대우)을 4-1(11-7 11-8 8-11 11-5 13-1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 준결승에 올랐다.
수원 화홍고 졸업반이던 지난해 종합선수권 32강에서 탈락한 게 최고 성적이었던 백호균의 성적으로는 놀랄만하다.
백호균은 고교 졸업 후 창단팀 보람할렐루야에 지명돼 입단할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실업 입단 동기인 안재현(삼성생명)과 황민하(미래에셋대우)의 그늘에 가려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팀의 김대우와 함께 4명이 또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선배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안재현이 주로 받았다.
지난해 학생종별대회 때 단식 16강에서 안재현을 꺾고 우승했던 백호균은 실업 무대 데뷔 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냈다.
하지만 오광헌 보람할렐루야 감독과 국가대표 출신의 이정우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고 나서 달라졌다.
괄목상대하게 성장한 백호균이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무대가 이번 종합선수권이다.
백호균은 이번 대회 16강에서 작년 종합선수권 단식 챔피언인 김동현(상무)을 3-1로 꺾은 '녹색 테이블 반란'을 일으켰다.
상승세를 탄 백호균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8강 상대였던 정영식마저 시종 경기를 리드한 끝에 4-1로 물리쳤다.
정영식은 2012년과 2014년, 2016년 등 세 차례나 이 대회 단식을 제패한 국내 정상급 선수다.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단체전 은메달과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는 등 대표팀의 주축이었다.
백호균이 정영식을 잡은 건 이번 대회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힐 만했다.
백호균은 "디펜딩 챔프인 김동현 선수를 이번 대회에서 이겨보고 싶었는데, 1차 목표는 달성했다"면서 "정영식 선배와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고, 5세트 7-3 리드에서 흐름을 놓치지 않은 게 승리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우와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도 준결승에 올라 있어 2관왕까지 노리고 있다.
오광헌 감독은 "호균이가 포핸드 공격력이 좋지만 백핸드 디펜스에 약점이 있었는데, 이정우 코치의 지도를 받고 많이 좋아졌다"면서 "앞으로 2∼3년 후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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