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격분' 트럼프, 매티스 두달 일찍 교체…장관대행 섀너핸(종합2보)

입력 2018-12-24 09:21  

'쓴소리 격분' 트럼프, 매티스 두달 일찍 교체…장관대행 섀너핸(종합2보)
당초 내년 2월말 사임 예정…대통령 아닌 폼페이오가 매티스에 조기교체 통보
트럼프, 휴일에 갑작스레 발표…보잉 출신 섀너핸 부장관이 장관대행


(워싱턴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백나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안보 정책을 비판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 서한에 격분해 두 달 앞당겨 매티스를 물러나게 했다고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매우 재능있는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이 내년 1월 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그는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년 2월 말로 예정됐던 매티스 장관의 사임 시기를 두 달 앞당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로 매티스 장관의 퇴임을 알리면서 시기를 2월 말로 밝힌 바 있다.
매티스 장관도 후임 인선과 내년 2월 있을 의회 청문회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를 고려해 2월 28일까지 일하겠다고 사임 서한에 적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건 사임할 때 써야하는 그런 종류의 서한이 아니었다"며 문제의 서한이 조기 교체 결정의 배경임을 시사했다.
이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의 사임 서한에 쏠린 여론의 주목에 짜증을 냈다고 인정하면서 "대통령은 단지 원만하고 보다 신속한 인수인계를 원했고, (국방장관 교체를) 여러 달 동안 질질 끄는 일은 좋지 않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매티스의 비난에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두 달 일찍 제거했다"며 동맹과 상의 없이 이뤄진 시리아 철군 결정,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적 정부에 대한 견제 실패에 관해 자신을 비판한 매티스의 서한이 며칠 간의 부정적 뉴스 보도로 이어진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격분했다고 보좌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이 사임 입장을 밝혔을 때 트위터에서 그를 칭찬했지만, 시일이 흐르면서 분노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CNN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장관 사이의 긴장이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규모 공개적인 퇴임식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에게 조기 교체를 직접 통보하지 않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전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매티스를 불명예스럽게 해임했을 때 나는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줬다"며 매티스 전 장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장관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인 2013년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으로 재직하다 해임된 바 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발해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동맹국에 존중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거나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남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섀너핸 장관대행 지명자에 대해 부장관 시절과 과거 보잉 재직시 많은 업적을 이뤘다며 그를 추켜세웠다.
워싱턴 주(州) 출신으로 시애틀 워싱턴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대학원을 나온 섀너핸은 항공사 보잉의 제조 공정과 공급망을 담당하는 수석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해 7월 의회 인준을 거쳐 부장관으로 재직해왔다.
그는 보잉에 1986년 입사해 30여년 간 방산 관련 업무에 종사했고 보잉 미사일방어시스템 부사장 등 다양한 보직을 거치면서 미군의 미사일 발사 프로그램과 육군 항공기 업무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국방장관 대행이 지명되는 건 이례적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국방장관이 사임하면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업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도 2014년 11월 사임했지만 후임인 애슈턴 카터 전 장관이 이듬해 2월 취임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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