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167-반대 78…하원 표결 마지막 고비 남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재정적자 규모를 줄인 이탈리아의 내년 수정 예산안이 23일(현지시간) 상원에서 논란 끝에 통과됐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전했다.
유럽연합(EU)과 갈등 속에 급하게 재정적자 규모를 GDP(국내총생산)의 2.4%에서 2.04%로 줄여서 편성한 내년 예산안은 하원 표결만 남겨두게 됐다.
내년 예산안은 이날 상원에서 찬성 167표, 반대 78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애초 상원은 전날 저녁 표결을 할 예정이었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연립정부에 참여한 포르차 이탈리아 등 여당까지 예산안이 졸속으로 수정됐다며 정부를 비판하자 상원의장은 표결을 미뤘다.
일부 의원들이 EU의 압박에 밀려 예산안을 제대로 심의도 못 했다고 반발했지만 이날 오전 이뤄진 표결에서는 찬성표가 반대를 크게 앞섰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와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이달 19일에서야 수정 예산안을 수용했다.
EU 집행위는 국가부채 규모가 GDP의 131%에 이르는 이탈리아가 내년 예산안의 재정적자 규모를 전 정부가 목표로 했던 GDP의 1.8%보다 높은 2.4%로 편성하자 수정을 요구했다.
EU 집행위는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예산 수정을 거부하자 전례 없이 제재 부과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의회에 충분한 설명 없이 정부가 EU와 협상을 마무리하자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상원 표결 하루 전인 22일 "예산 법률이 우스갯거리가 됐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연립정부의 한 축인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는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7∼28일께 예산안이 최종 승인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원에서 연내에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정부 운용을 위한 임시 재정이 자동적으로 편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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