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의원 '특권 갑질' 논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입력 2018-12-24 11:14  

[연합시론] 의원 '특권 갑질' 논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김포공항에서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직원 요청에 항의하다가 실랑이를 벌이면서 구설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밤 김포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는 공항 보안직원의 요청을 받고 스마트폰 케이스 투명창에 들어있는 신분증을 제시했고, 이에 보안직원이 '꺼내서 보여달라'고 말하자 "근거 규정이 있느냐"며 항의하며 논란이 벌어졌다고 한다. 정확한 경위와 내용에 대해 보안직원과 김 의원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번 논란은 국회의원의 올바른 처신을 되돌아보고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됐다.

김 의원은 지역 일정 등을 위해 많게는 일주일에 6회까지 공항을 이용하면서 스마트폰 케이스에 담긴 신분증을 제시하면 통과했는데 갑자기 신분증을 꺼내 제시하라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면서 그런 규정을 보안직원이 제시하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갑질하는 것이라면서 항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국민은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보안직원의 요구대로 신분증을 꺼내 탑승권과 함께 건네고 확인을 받는다. 논란 당시 공항 직원의 요구를 '갑질'로 여길 국민은 많지 않다.

야 4당은 "김 의원의 갑질과 변명에 진정한 자기반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원의 배지는 국민 위에 군림하라고 준 것이 아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특권과 반칙이 맞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처신에 부적절함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 이 와중에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지역구 주민이 인사를 받지 않자 돌아서서 침을 뱉었다는 논란도 벌어졌다. 민 의원은 비염이 도져 코가 나와서 돌아서서 침을 뱉었지만 모욕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 논란도 정치인의 행동이 신중해야 함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일이다.

국회 내 일각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명분으로 의원 정수 확대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의원들의 '특권의식 DNA'가 그대로 있다면 국민의 공감은 더 받기 힘들 것이다. 특권은 말만 한다고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다. 의원 개개인의 의식 속에 파고든 특권의식을 뿌리째 뽑지 않는다면 아무리 세비 동결, 특권 축소를 외치더라도 구태 근절은 공염불일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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