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암 진단 5개월 전부터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이 상승하기 시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일 코넬 의과대학 뇌·정신연구소(Brain and Mind Research Institute)의 신경과학 전문의 바바크 나비 박사 연구팀은 암 진단을 받은 노인은 암 진단 시점 이전 1년 사이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률이 현저히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제도) 수혜자 74만8천 명(67세 이상)의 8년간(2005~2013년)의 의료 자료를 토대로 암 진단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나비 박사는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37만4천331명이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대장암, 방광암, 비호지킨 림프종, 자궁암, 췌장암, 위암 진단을 받았다. 이러한 암은 미국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분석 결과 암 환자는 암 진단 전 1년 사이에 암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과 뇌경색 발생률이 평균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과 뇌경색 발생률은 암 진단 5개월 전부터 현저히 높아지기 시작해 암 진단 전 1개월 사이에는 무려 5배 이상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암 환자 중에서도 폐암과 대장암 환자 그리고 암 3기 또는 4기 환자가 이러한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 발생률이 뇌경색 발생률보다 약간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암이 신체의 혈액 응고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나비 박사는 해석했다.
혈액 속을 떠도는 순환 종양 세포(CTC: circulating tumor cells)는 혈관 내막을 손상시켜 혈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따라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겪은 사람은 심한 체중 감소나 이유 없는 빈혈 같은 암 징후가 나타날 경우 유방 X선 검사나 대장내시경 등 암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학술지 '혈액'(Blood) 온라인판(12월 21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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