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드론은 없었다?'…英 개트윅공항 사태 수사 '미궁'

입력 2018-12-24 12:09   수정 2018-12-24 13:45

'애초에 드론은 없었다?'…英 개트윅공항 사태 수사 '미궁'
고위 경찰 '잘못된 정보' 가능성 언급…용의자 부부 36시간만에 석방
공항 주변서 파손된 드론 발견해 감식…"공항 전직 직원 소행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14만명의 승객을 대혼란에 빠뜨린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의 '드론 폐쇄 사태'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 용의자로 체포된 폴 가이트(47), 일레인 커크(54) 부부가 무혐의로 풀려난 가운데 애초에 드론 같은 건 없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식스 경찰의 제이슨 팅글리 총경은 공항 폐쇄 사태를 부른 드론이 사실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추측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물론,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어떤 것을 보았다'는 사람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찰과 공항 직원, 일반 시민 등으로부터 드론을 목격했다는 보고가 총 67건 접수됐으나 그 어떤 것도 실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1일 밤 10시께 공항 인근 지역 주택에서 가이트 부부를 체포했으나 이날 이들을 석방했다.
경찰은 한 시민의 제보를 토대로 평소 드론 애호가로 알려진 이들 부부의 자택을 수색하는 한편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해 36시간에 걸쳐 신문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공항 활주로에서 드론이 연달아 목격됐다는 지난 20일 가이트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했다는 유리공사업체 사장의 진술이 결정적인 '알리바이'(용의자가 범행 시각에 범행 현장에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팅글리 총경은 이번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일각의 추론은 부인했다. 그는 드론 목격과 관련한 탐문 작업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식스 경찰은 아울러 공항 주변에서 파손된 드론을 발견해 이번 사태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실제 드론 공격이 있었다면 공항에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드론을 날린 방법을 고려하면 공항 운영 방식 등을 잘 아는 인물일 것이라면서 "전직 공항 직원이거나 공항을 철저하게 조사한 적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한 자선단체는 범인 체포에 도움을 주는 정보 제공자에 대해 5만 파운드(약 7천1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한편,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60㎞ 떨어진 버밍엄 공항에서는 공항 교통 통제 시스템 문제로 항공기 운항이 일시 정지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개트윅 공항 사태처럼 드론과 관련이 있다는 징후는 없는 상태다.
개트윅 공항은 수요일인 지난 19일 저녁 정체불명의 드론이 활주로에 나타났다는 제보를 접수하고서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중단했다.
사흘간 1천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성탄절을 앞두고 여행에 나선 14만여명의 승객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개트윅 공항은 지난 21일 오전부터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다.
[로이터제공]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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