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1년6개월…2심 "자기방어 능력 부족한 아동 취약성 이용한 범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자신이 가르치는 어린 학생을 수시로 때리고 '벌 연습'을 시킨 골프강사가 1심 처벌이 무겁다고 항소했지만 2심에서 오히려 형량이 늘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수영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복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1년보다 형량을 6개월 늘렸다.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B군에게 골프 교습을 시키면서 B군이 골프공을 해저드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골프채 손잡이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등 2014년부터 약 2년간 12차례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군을 9시간 동안 타석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벌을 세우고, 모욕적인 말을 내뱉어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았다.
B군의 해외 훈련 비용을 부풀려 돈을 뜯어내거나 그의 부모가 부대 비용에 쓰라며 맡긴 신용카드로 자신의 골프채를 사는 등 5천700만원 상당의 금전적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A씨는 1심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하자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오히려 형량이 가볍다고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를 들어줬다.
재판부는 "아동에 대한 신체적, 정서적 학대는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방어할 능력이 부족한 아동의 취약성을 이용한 범죄"라며 "이런 행위는 피해 아동이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A씨는 B군의 외할머니 통장으로 피해 금액 중 5천만원을 송금했지만, 재판부는 "이는 피해 아동 부모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위"라며 "사죄의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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