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연말 극장가 관객 쟁탈전…외화 웃고, 한국영화 울고

입력 2018-12-25 17:04  

성탄·연말 극장가 관객 쟁탈전…외화 웃고, 한국영화 울고
전야 개봉·유료시사회 등 '변칙 개봉'도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연말 극장가에 한국영화와 외화 간 치열한 관객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다.
100억 원대 한국영화와 외화 기대작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가운데 외화가 먼저 승기를 잡은 모습이다. 전야 개봉, 사전 유료시사회 등의 명목으로 '변칙' 개봉도 잇따랐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DC코믹스 영화 '아쿠아맨'은 성탄절 이브에 34만3천788만명을 동원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탄절인 이날 오후 3시 현재 41만2천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역대 DC 유니버스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의 최종 관객 226만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하는 범블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범블비'는 '전야 개봉' 명목으로 24일 오후 개봉했다. 이 작품의 공식 개봉일은 25일이다.
'범블비'는 전날 7시간 만에 8만5천254명을 불러들였고, 25일에도 '아쿠아맨'에 이어 실시간 예매율 2위(16.6%)를 차지했다. 최종 집계는 안 됐지만,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선두 경쟁에서 한발 멀어진 양상이다.
'마약왕'은 전날 19만1천144명을 불러들이며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으나, 성탄절 실시간 예매율은 6위로 떨어져 선두권에서 밀려난 모습이다.
총 900만명 이상을 동원한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충무로 최강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송강호가 호흡을 맞춰 초반 화제 몰이를 했으나, 악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기형식의 구성이 관객에게 낯설게 다가가면서 흥행 동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개봉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계 관계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연말연시에 마약을 소재로 한 '청불' 등급 영화여서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경수 주연의 '스윙키즈'는 공식 개봉일인 19일에 앞서 지난 14∼16일 유료시사회를 통해 10만여명을 동원하며 출발했다.
'써니' '과속스캔들' '타짜-신의 손'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강형철 감독의 작품이지만, 주연 배우들의 인지도가 경쟁작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사전 시사를 통해 입소문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윙키즈'는 개봉과 동시에 3위로 출발했고 24일에는 '보헤미안 랩소디'에도 밀려 4위로 떨어졌다.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한 탭댄스단 이야기는 참신했으나, 다소 산만하고 '흥겹다'는 홍보 문구와 달리 예상외로 무겁다는 반응이 많다.
극장가에선 한국영화들이 고전하면서 지난 추석 극장가 악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추석 연휴 때 '안시성' '명당' '협상' 등이 한꺼번에 개봉하면서 세 작품 모두 흥행에서 재미를 못 봤다. 200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안시성'은 본전을 건지는 데 그쳤고, 나머지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추석을 전후한 1주일 관객은 작년 같은 기간의 76.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영화계에선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들이 성수기에 한꺼번에 개봉해 '제살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할 게 아니라 개봉 시기 분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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