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바다 화산섬 경사면 붕괴 가능성…500m 이상 내륙 머물라"
쓰나미 규모 알려진 것보다 컸던 듯…"높이 최고 5m 달해"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일대에서 쓰나미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뉴스포털 리푸탄6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의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청장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에서 폭음과 분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순다 해협 일대에선 지난 22일 밤 쓰나미가 발생해 최소 429명이 숨지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재난 당국은 순다 해협에 있는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의 남서쪽 경사면이 분화 충격으로 붕괴해 해저 산사태와 쓰나미를 연쇄적으로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르나와티 청장은 "수백 차례 이상 충격이 누적되면서 칼데라 주변 벽면이 약해지고 있다. 칼데라 내에 폭우가 쏟아져 들어가는 것도 상황을 나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산 경사면이 재차 붕괴해 쓰나미가 재발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해안에서 500m에서 최장 1㎞ 이상 떨어지거나, 주변보다 10m 이상 높은 고지대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아낙 크라타카우 화산 주변에 조수 관측기를 설치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지에선 22일 발생한 쓰나미의 크기가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자들은 순다해협을 끼고 있는 반텐 주 판데글랑과 세랑 지역 해안에 밀려온 쓰나미의 높이를 2∼5m로 분석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판데글랑 지역에선 (해안가) 호텔과 건물 대부분이 무너졌다. (처음 알려졌던 것처럼) 쓰나미 높이가 1∼3m였다면 이 정도 피해가 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BMKG는 쓰나미 발생 직후 순다해협 주변 4개 지점에서 관측된 쓰나미의 높이가 0.29∼0.9m에 불과했다면서 태양, 지구, 달이 일직 선상에 있는 대조기(사리)를 맞아 만조 수위가 높았던 탓에 피해가 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차이는 바다가 육지 쪽으로 오목하게 파고든 만(灣) 지형에선 쓰나미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생겨났을 수 있다.
특히 최대 피해지역인 판데글랑의 경우 인도양 쪽으로 뻗어있는 우중 쿨론 반도와 파나이탄 섬이 해일을 모아주는 역할을 해 더욱 피해가 컸을 것으로 여겨진다.
인명 피해에 비해 도로와 전력 등 인프라 손상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인도네시아 정부는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신속하게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순다해협 주변 해안에는 아직도 간간이 시신이 떠밀려오고 있으며, 내륙 안전지대로 대피한 주민들은 질병과 굶주림 속에 쓰나미 재발 공포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로이터제공]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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