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최하위 맴돌다 6강 플레이오프 가시권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농구 원주 DB가 또 한 번의 기분 좋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꼴찌 후보'로 시작해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냈던 DB는 역시나 최약체로 꼽힌 이번 시즌에도 저력을 발휘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DB는 지난 25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전주 KCC를 연장 접전 끝에 3점 차로 꺾었다.
4연승을 거둔 DB는 KCC를 7위로 밀어내고 6위에 자리 잡았다. 정규리그가 반환점을 도는 3라운드 막판에 중위권에 안착한 것이다.
DB는 지난 2017-2018시즌 프로농구에서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과 함께 '2약'으로 꼽혔으나 첫 경기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 KCC를 꺾은 것을 시작으로 개막 5연승을 달렸고 결국 정규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외국인 디온테 버튼이 만점 활약을 펼치고 두경민이 새로 맡은 에이스 역할을 잘 해준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DB 사령탑에 오른 이상범 감독이 선수들의 투혼을 끌어내며 스타 선수 없이도 강팀을 만들어내는 '상범 매직'을 발휘했다.
전년도 정규리그 우승팀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도 DB는 약체로 분류됐다.
두경민이 입대하고 김주성은 은퇴하고 버튼도 미국프로농구(NBA)로 떠나 지난 시즌보다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두 번의 돌풍은 없었다.
DB는 '예상대로' 초반부터 고전했고 최하위로 추락했다.
시즌 초반 장신 외국인 선수 저스틴 틸먼이 손가락 골절로 팀을 떠나는 등 출발이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DB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아갔다.
이번 시즌 3점 슛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커스 포스터가 주 득점원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뒤늦게 합류한 리온 윌리엄스도 골 밑에서 힘을 실었다.
여전히 국내 선수들의 활약은 다른 팀에 못 미치지만 '리틀 김주성'으로 불린 윤호영이 김주성을 대신에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한정원, 박지훈, 김현호, 이광재가 위기 때 힘을 냈다.
DB의 1라운드 성적은 2승 7패였지만, 2라운드 5승 4패, 3라운드 6승 3패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
25일 KCC전 승리 이후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로 이룬 승리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정태균 IB스포츠 해설위원은 "DB는 실력을 떠나 선수들이 의욕이 있고 정신 무장이 잘 돼 있다"며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과정에서도 이상범 감독의 지도 아래 내부 경쟁을 통해 다져진 팀워크가 잘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이번 시즌에도 그런 모습을 나올까 걱정했는데 선수들이 하면 된다는 의욕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DB에겐 내년 1월 허웅와 김창모의 제대라는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두 선수와는 아직 서로 스타일을 모른다"며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점차 끈끈해지는 팀워크에 제대 선수들의 합류까지 더해진다면 DB로서는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더라도 또 한 번의 통쾌한 반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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