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이후 30년…여성 예능인 전성시대 개막

입력 2018-12-29 06:30   수정 2018-12-30 11:42

김미화 이후 30년…여성 예능인 전성시대 개막
"설 자리 없던 그들, 새로운 플랫폼과 장르로 시장 개척"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쓰리랑가족' 순악질 여사, 일자눈썹으로 인기몰이한 김미화가 지금은 사라진 KBS코미디대상을 받은 시점이 1990년.
그로부터 정확히 28년 후 먹방(먹는 방송) 신기원을 연 이영자가 여성 예능인 최초로 KBS연예대상을 거머쥐었다. 여성 연예대상은 지상파 전체로 따져도 이효리(2009년 SBS연예대상, 유재석 공동), 박경림(2011년 MBC연예대상)에 이어 세 번째니 그들이 유리천장을 깨기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영자 역시 19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부침을 거듭하다 제2의 전성기를 맞기까지 약 20년을 기다려야 했다.
과거에는 강한 카리스마를 겸비한 유머로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한 그는 취미·특기를 살린 먹방(MBC TV '전지적 참견 시점'과 올리브 )과 공감 능력 뛰어난 다정한 이모(KBS 2TV '안녕하세요'와 '볼빨간 당신')로 돌아와 다시 한번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다.
이영자를 위시해 2018년은 여성 예능인이 크게 도약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영자의 대상(어쩌면 '대상들') 수상이 여성 예능인 전성시대 개막을 상징하는 사건이 맞기는 하나 이전부터 이미 그런 신호가 감지됐다.
'여성 예능'이라는 딱지만 붙어도 색안경을 끼고 보던 시절도 있었다. 한 번씩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같은 인기 예능이 등장해도 프로그램 자체로 언급되기보다는 "여성 예능이 잘돼야 한다"는 격려를 먼저 듣기 일쑤였다. 그러는 사이 예능극장은 더욱더 남성 MC 독무대였다.
하지만 여성 예능인들은 설 무대가 없으면 스스로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송은이다. 남다른 기획력을 갖춘 그는 팟캐스트를 통해 시장을 개척했고, 결국 방송에서도 지분을 점점 늘리게 됐다.


그가 기획한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 올리브 '밥블레스유' 등이 기존에 없던 예능 장르를 개척한 프로그램이 됐고 심지어 그의 손을 거친 걸그룹(셀럽파이브)마저 대히트했다.
그런가 하면 기존 시장에서도 발군의 재치로 제 영역을 확장한 여성 예능인도 있으니 대표적 인물이 박나래다.
박나래는 MBC TV '나 혼자 산다' 등 관찰 예능에서는 물론 tvN '코미디빅리그' 등 본업까지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망가짐을 불사하는 거침없는 개그 본능에 섬세한 매력까지 더하니 젊은 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이밖에도 김숙과 장도연 등 개그우먼, 그리고 한혜진과 장윤주 등 모델 출신 방송인들의 활약으로 올해는 TV는 물론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매력의 여성 예능인을 만났다.
이처럼 오랜 세월이 걸려 여성 예능인들이 남성 MC들과 대등하게 시상식에서도 겨루게 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도전 정신'이 꼽힌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29일 "여성 예능인들은 그동안 설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아예 바닥에서부터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며 "팟캐스트로 다양한 실험을 해온 송은이부터 과감하게 수영복까지 도전한 이영자까지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성 예능인들이 익숙한 기존 방송 체제에서 활동하는 사이 여성 예능인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시대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지면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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