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생존율 85% 육박…합병증·삶의질 '빨간불'

입력 2018-12-26 14:23   수정 2018-12-26 14:24

유방암 생존율 85% 육박…합병증·삶의질 '빨간불'
한해 신규 환자 2만명 넘기지만 10년 생존율 84.8%
심부전 발생 비율 3배·5명 중 1명 불안장애 등 숙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유방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이 85%에 달하면서 장기 생존자의 합병증, 삶의 질 등이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유방암 환자는 심부전 등 합병증 위험이 큰 데다 5명 중 1명은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앓고 있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우리나라 유방암 현황과 생존자의 후기 합병증을 연구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여성 유방암 신규 환자가 2만2천468명 발생해 2000년 대비 약 3.6배 이상 늘어났다. 여성 인구 10만명 당 유방암 환자 숫자는 88.1명으로 집계됐다.
유방암 환자가 많이 늘어난 데에는 건강검진이 활성화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조기 유방암으로 분류할 수 있는 0기 또는 1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2016년 기준 전체 유방암의 절반 이상인 59.6%를 차지했다.
유방암 조기 진단이 늘어나고 치료 방법이 발달하자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학회가 유방암 환자(2001~2012년 수술 환자) 10만9천988명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생존 및 사망 여부를 추적한 결과, 5년 전체생존율이 91.2%로 나타났다. 10년 전체생존율은 84.8%에 이르렀다.
조기 유방암인 0기나 1기인 환자의 생존율은 더 높았다. 0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8.3%, 10년 생존율은 95.4%였다. 1기 환자도 5년 생존율이 96.6%, 10년 생존율이 92.7%에 달했다.
단 전신 전이가 있는 4기 환자의 생존율은 34%로 예후가 급격히 나빠졌다.

생존율이 높아진 데 따라 유방암 생존자의 합병증 관리와 삶의 질 유지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학회가 유방암 생존자 9만1천227명과 병을 앓지 않는 대조군(27만3천681명)을 비교한 결과, 유방암 생존자에서 심부전 발생 비율이 약 1.5배 더 높았다.
특히 유방암 환자는 나이와 관계없이 심부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0세 미만의 젊은 유방암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심부전 위험이 2.9 배에 달했다.
유방암으로 인한 심리적 문제도 적지 않았다. 2007년에서 2014년까지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12만4천381명) 중 19.8%(2만4천587명)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동반했다. 유방암 환자 5명 중 1명꼴이다.
불안장애를 동반하는 일이 가장 흔했고(10.9%, 1만3천525명)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동시에 겪는 환자도 2.6%(3천194명)였다.
우울증, 불안장애를 동반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치료 결과가 좋지 않으므로 주위에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정확히 진단,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노우철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원자력병원장)은 "조기 검진과 치료법의 발달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해 생존자의 건강 유지와 심리적 문제 해결이 중요해졌다"며 "암이 전이되거나 재발하지 않더라도 동반 질환이 생기면 치료와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평소 건강에 신경을 쓰고 이상이 생기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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