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무 "재난과 혼돈 속에서 비주류가 르네상스 역사 바꿔"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미술 관련 서적 스테디셀러인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약칭 난처한 미술 이야기)' 다섯 번째 시리즈인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명과 미술'이 27일 출간됐다.
미술사학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지은 난처한 미술 이야기는 4권까지 무려 15만부가 팔린 인기 교양서적이다. 첫 시리즈인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 편은 7만부가 팔려나가며 일약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미술사라는 특수 예술 분야에 한정한 책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대중적 인기는 이례적이다. 쉬운 문체로 이해하기 좋게 풀어낸 해설이 일반인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양 교수를 '미술사학계 유홍준'으로 부를 정도다.
제5권 르네상스 편에서는 14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도시들의 미술작품에 담긴 다양한 계층의 생각과 르네상스 본고장 피렌체 미술작품을 소개한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한 천재 작가들의 어두운 속내를 조명하고, 메디치 가문 등 르네상스 미술을 후원한 피렌체 상인 가문이 르네상스 미술품에 끼친 영향도 설명한다.
양 교수는 르네상스 시대가 유럽을 공포에 휩싸이게 한 흑사병처럼 거듭된 재난과 위기 속에서 이전까지 신만 바라본 인간이 자신에게 관심을 돌린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책을 썼다고 한다.
특히 이러한 고난의 시기에 화려한 예술을 꽃피운 건 지배 계층이 아닌 비주류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세종로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다 빈치에 대해 "사생아라 신분 사회에서 기회를 얻을 수 없어 고향을 떠나 떠돌아야 했다"면서 "대표작 '최후의 만찬'이 고향 피렌체가 아니라 밀라노에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생아였던 알베르티 역시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겼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또 책 한 권을 쓰기 전에 출판사 편집자들을 상대로 평균 40시간 정도 강의를 하면서 독자 눈높이에 내용을 최적화한다고 소개했다.
사회평론 펴냄. 468쪽. 2만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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