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의약품 가격상승과 국민부담 증가 등 각종 폐해 지적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의료계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문관 부장판사)는 27일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병·의원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횡령, 조세, 약사법 위반 등)로 강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모 전 동아제약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30억원, 허모 전 동아제약 영업본부장과 조모 전 동아에스티 영업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강 회장은 임원들과 공모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간이영수증을 만드는 등의 수법으로 의약품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하고 사용해 옛 동아제약 자금 52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리베이트 자금 521억원 중 4억1천600만원만 인정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주요 의사결정을 사실상 좌우할 수 있는 최고 경영자로서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단호하고도 확실한 조처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 책임을 방기한 채 회사자금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범행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다만, "의약품 판촉 활동 일환으로 리베이트를 조성해 이용한 것으로 보이나 (검찰이)4억1천6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거나 자료제출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의료계 리베이트 관행 문제점과 그동안 자정 노력이 부족했던 점도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리베이트 관행으로 초래되는 의약품 가격 상승과 국민부담 증가, 과잉처방과 의약품 오남용 등 폐해로 인해 오래전부터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강한 사회적 요구와 제재 조치가 있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옛 동아제약은 여러 차례 수사기관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 제재를 거치면서도 그때마다 문제된 부문만 땜질식으로 보완하거나 당국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등으로 근본적인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동아에스티도 마찬가지 방식에 의한 경영이 이뤄져 결국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1949년 설립된 동아제약은 2013년 3월 4일 자로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상호가 변경됐다.
같은 날 옛 동아제약의 전문의약품(ETC)·의료기기·진단·해외사업부문은 동아에스티로, 일반의약품 사업부문은 동아제약으로 각각 분리됐다.
pitbul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