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한 지자체가 돈을 받기는커녕 적지 않은 돈을 주고 폐교를 판매해 주목받고 있다.
27일 산케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타마(埼玉)현 후카야(深谷)시는 전날 시 소유 폐교의 체육관 건물과 부지 1천500㎡가 마이너스(-) 795만엔(약 7천888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일본 지자체가 실시한 부동산 경매에서 낙찰가가 마이너스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카야시는 1천340만6천엔(약 1억3천301만원)을 예정가격(최저액)으로 설정해 체육관 부지를 경매에 내놨었다.
후카야시가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폐교를 경매에 부친 것은 폐교 해체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지가가 낮아지고 폐교 해체 비용이 부지의 지가를 앞지르자 '마이너스' 경매를 실시한 것이다.
낙찰을 받은 건물이 주거 시설 등으로 바뀌면 지자체의 세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낙찰자는 시내에서 식품가공회사를 운영하는 남성으로, 이 남성은 낙찰 조건에 따라 체육관 해체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일본의 시골 지역 지자체 중에서는 이처럼 인구 감소와 지가 하락에 따라 부동산 처분에 골머리를 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마이너스 경매가 지자체들이 유휴 자산을 처분해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일본 지자체가 예정가격을 마이너스로 설정해 소유 부동산을 경매에 내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홋카이도(北海道) 무로란(室蘭)시는 작년 예정가를 마이너스로 설정해 직업훈련학교 부지에 대한 경매를 진행했는데, 낙찰가는 플러스(+) 5만엔(약 49만6천100원)이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