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죽은 자들의 포도주·피뢰침

입력 2018-12-28 15:10  

[신간] 죽은 자들의 포도주·피뢰침
불복종·작전명 서치라이트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죽은 자들의 포도주 =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1914∼1980)가 23세에 쓴 첫 장편소설.
공동묘지의 죽은 자들, 해골들을 등장시켜 다양한 인간상과 세상을 풍자했다.
소설의 주인공 '튤립'은 술에 취해 들어간 공동묘지에서 온갖 해골들의 노닥거림과 불평, 생전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하나하나 맞닥뜨리게 된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험이 한데 섞인 요란하고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들은 난센스 코미디이자 세상을 흉보는 부조리극으로 끊임없는 웃음을 준다.
장소미 옮김. 마음산책. 280쪽. 1만3천원.




▲ 피뢰침 = 미국 블랙 코미디의 대가 헬렌 디윗의 풍자소설.
경쾌한 문체, 명료하고 밀도 있는 풍자로 현실 세계의 어두운 이면을 통렬하게 그려낸다.
세일즈맨 조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 벽에 구멍을 뚫고 직원들의 성행위가 이뤄질 수 있게 한 '피뢰침' 시스템을 팔아 큰 성공을 거둔다.
성·인종 차별, 종교, 정치, 지배 권력, 자본주의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유쾌하게 끄집어 올리는 블랙 코미디.
김지현 옮김. 열린책들. 432쪽. 1만 3천800원.

▲ 불복종 = 영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 나오미 앨더만의 데뷔작.
인간의 참된 본성과 행복을 가로막는 무분별한 전통과 강압적인 종교의 틈바구니에서 진정한 사랑과 신앙을 질문한다.
로닛은 부친의 사망으로 억압적인 유대교 마을로 돌아오지만, 단짝이자 연인이었던 에스티와 재회하면서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앨더만은 베일리스 여성 문학상을 받을 만큼 문학적으로 뛰어난 데 더해 게임 시나리오를 쓰고 라디오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큼 다양한 관심사를 지닌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박소현 옮김. 민음사. 413쪽. 1만5천800원.




▲ 작전명 서치라이트 : 비랑가나를 찾아서 = 방글라데시 작가 샤힌 아크타르의 다큐멘터리소설.
페미니즘 출판사 이프북스의 다섯 번째 신간이다.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여성 매리엄의 시각과 목소리로 방글라데시의 독립전쟁, 공산주의, 민주화 운동 그리고 산업화를 이야기한다.
전쟁의 시기에 남성들에게 가려진 여성들이 어떻게 '비랑가나'에서 '창녀'로 전락하는지 담백하면서도 신랄하게 지적한다.
유숙열 옮김. 이프북스. 512쪽. 1만3천원.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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