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잼버리 4년여 앞으로…국격 상승·지역발전 기회

입력 2018-12-31 09:00   수정 2018-12-31 09:32

새만금 세계잼버리 4년여 앞으로…국격 상승·지역발전 기회
청소년 5만명 참가 우애의 장…월드컵·올림픽 이은 세계 3대 대회
재정부담 적고 경제적 파급효과 큰 알짜배기 행사…3조6천억 경제효과
특별법·관광콘텐츠 개발 준비 착착…국제공항 건설 등 과제도 산적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4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과 올림픽에 이은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힐 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은 대회다.
성공 개최가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새만금개발사업을 앞당겨 지역개발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잼버리의 성공 개최를 지원할 특별법이 제정되고 참가자들에게 수준 높은 한류 문화를 선사할 관광콘텐츠 개발이 본격화하는 등 준비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행사장인 새만금은 세계적 대회를 치르기에는 기반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한 '허허벌판'에 가까워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확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당장 국제공항마저 정부의 '경제 논리'에 막혀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 잼버리는 어떤 행사…국제 이해와 우애 다지는 세계야영대회
4년마다 열리는 잼버리는 민족과 문화 그리고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세계 청소년들의 야영대회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대개 14∼18세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대표단을 구성해 참가한다.
이들은 피부색·종교·언어를 초월해 잼버리 대회의 각종 행사와 활동에 참여하며 개척정신과 호연지기를 기르고 국가 발전과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잼버리 정신을 경험한다.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를 어원으로 하는 잼버리(jamboree) 대회는 스카우트의 창시자 베이든포우웰이 1920년 영국의 런던 올림피아에서 개최한 제1회 국제야영대회를 '제1회 국제잼버리'라고 명명한 것이 효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강원도 고성군에서 제17회 대회가 처음 치러졌다.
24회 대회는 2019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열리며 제25회 대회가 새만금에서 개최된다.
전북도가 전력투구해 강력한 경쟁도시인 폴란드 그단스크를 누르고 개최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167개국 5만여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될 전망이다.

◇ 3조6천억원 생산증가 효과와 1조2천억원 부가가치 효과
잼버리는 세계적인 대회인 만큼 유·무형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국가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가 막대하다.
5만여명의 참가자가 12일간 체류하면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접하고 왕성한 소비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전북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잼버리 대회 기간에만 방문객 9만여명의 소비로 전북 도내에서 755억원의 생산 효과와 8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새만금용지 조성 및 기반시설 구축의 속도가 빨라진다면 3조6천200여억원의 생산증가 효과와 1조2천500여억원의 부가가치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직접적인 재정부담은 크지 않다.
월드컵이나 올림픽대회가 경기장 건립에만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잼버리는 상설 야영장과 체험장, 생활관 등으로 구성되는 가칭 세계스카우트센터 정도만 갖춰도 큰 무리 없이 치를 수 있다.
이들 시설물은 잼버리 이후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와 신뢰가 크게 향상되는 효과도 있다.
전북연구원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전북의 고인돌·백제문화 등 세계문화유산과 다양한 문화적 자산을 세계 청소년들이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국가 브랜드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특별법 제정으로 대회 준비 본격화
대회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지난달 29일에는 대회를 지원하기 위한 '세계잼버리 지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각종 지원 근거를 담은 법안이 통과되면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별법은 대회 준비와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나 자치단체가 행사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금 마련을 위한 기부금 모집 및 수익사업을 하고 대회 지원을 위해 각종 부담금과 채권 등의 매입의무도 면제해주도록 했다.
국무총리 소속의 정부 지원위원회를 설치해 대회와 관련된 주요 정책을 조정하고 기념주화와 기념 우표 발행 업무도 맡기기로 했다.
당장 2천600여억원이 소요될 잼버리 부지 매립과 상·하수도,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 구축이 탄력을 받게 됐다.
한국의 문화와 자연을 널리 알릴 문화관광콘텐츠 개발도 한창이다.
도는 지난 5월부터 14개 시·군과 청소년 전문가, 전북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현재까지 130여건을 발굴했다.
전주의 소리·음식·한지, 군산의 고군산군도 생태문화, 김제의 농경문화, 무주의 태권도, 고창의 고인돌, 순창의 장류 등을 주요 소재로 한 체험과 투어 프로그램들이다.



◇ '경제 논리'에 국제공항 등 필수시설 '발목'
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당장 성공 개최의 필수 조건인 '새만금국제공항'이 주춤거리고 있다.
공항 건립에 5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착공이 시급하지만, 경제 논리를 앞세운 일부 중앙부처의 반대 때문에 추진 여부도 확정되지 못한 상태다.
전북도는 국제공항이 잼버리 유치의 공약이었고, 궁극적으로 '동북아 경제 중심지'라는 새만금사업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공항 건립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특히 시간과 싸움이라는 점에서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서둘러 착공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새만금을 세계 각국과 국내 주요 도시로 연결하는 항만과 도로의 조기 건설도 잼버리 성공을 위한 주요 과제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잼버리는 새만금 개발을 앞당기고 대한민국과 전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라며 "철저히 행사를 준비하고 국제공항 등의 기반시설을 서둘러 확충해 성공적인 대회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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