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국기상도…평화·경제·선거제 개혁 등 격동의 한해

입력 2019-01-01 00:00  

새해 정국기상도…평화·경제·선거제 개혁 등 격동의 한해
김정은 답방 등 한반도 평화 문제, 정국 향배 가를 변수
민생·경제 놓고 여야 공방 예고…여권, 집권 3년차 지지율 하락 극복 숙제
한국당 2월 전대·4월 보선 주목…선거제 개혁-정계개편 연동에도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아 정치권은 격동의 한해를 준비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 이슈와 민생·경제 현안, 선거제 개혁, 정계개편 가능성 등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을 뒤흔들 매개 변수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특히 집권 중반기를 맞아 민생·개혁과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정부·여당과 문재인정부의 실책을 부각하며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야당의 대결이 올 한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한반도 평화 문제는 2018년에 이어 2019년 역시 정국을 좌지우지할 변수다.
무엇보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2018년에 성사되지 못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은 한반도 정세는 물론 국제 정세 자체를 요동치게 할 수 있는 초대형 변수인 만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 관련 행사들은 성사만 된다면 여권에 훈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년 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 해빙 분위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에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일은 여권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교착상태가 풀린 가운데 이뤄지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라면 한층 더 여권엔 금상첨화다.
반면 비핵화의 해법 마련이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지면 '한반도 운전자론' 실패를 내세운 야당의 공격이 거세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한반도 평화 문제가 정부·여당에 '양날의 검'이라는 시각도 엄존한다.



민생·경제 문제도 여야 간 격돌 지점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시간 산입,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등 여야는 물론 재계, 노동계 등이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할 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다.
'포용성장'을 내건 여권에 맞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경제지표 악화가 정부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됐다며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세 주요 원인으로 민생·경제 분야 부진이 주로 꼽히는 만큼 각종 경제정책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권이 피해 가지 못한 집권 3년 차의 지지율 하락을 문 대통령이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지지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여권으로선 사법개혁 등 각종 국정과제를 이끌 동력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2020년 총선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도 국정 지지율이 신통치 않으면 '친문(친문재인) 대 비문(비문재인)'의 계파 갈등에 더해 여당 내 비주류 진영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질 수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9년 10월이 넘어가면 각 정당이 총선 체제로 들어갈 것"이라며 "그동안 여당이 청와대 방탄 역할을 자임했지만,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이 이어져 총선에서 불리해질 것 같으면 여당과 대통령이 딴 길을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 일정으로는 4월 3일 보궐선거를 주목해야 한다.
4월 보궐선거는 경남 창원성산(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과 경남 통영·고성(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 등 2곳에서 치러진다.
두 석에 불과하지만, 이 선거를 통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이후의 민심 변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 동향을 파악할 기회이기도 하다.
민주당으로선 비록 2곳이지만 '20년 집권론'을 내건 이해찬 대표가 당권을 잡은 후 치르는 첫 선거인 데다 지방선거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동진정책'의 향배를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한국당 역시 2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고 맞는 첫 선거가 텃밭인 경남에서 펼쳐지는 만큼 배수의 진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사활을 건 선거제 개혁도 정국을 뜨겁게 달굴 화두다.
현행 선거제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는 여야 모두 원칙적 공감대를 이뤘고, 이를 기반으로 이달까지 국회 정치개혁특위 차원의 개혁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그러나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에 주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미온적이고 한국당은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선거제 개혁은 야 3당의 운명을 좌우할 요인인 데다 개헌 논의, 정계개편 가능성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선거제 개혁이 실패하면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 평화당 의원들의 '각자도생'식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 정치권에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한 이합집산의 바람이 크게 몰아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컨설팅업체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선거제 개혁의 성패는 상반기에 판가름 날 것"이라며 "다당제를 추동하는 중소정당의 노력이 실패하면 다시 양당제로 회귀하는 흐름 속에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의 전당대회도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라는 의미에 더해 보수진영의 재편 가능성을 가늠해 볼 시험대다.
한국당의 '보수 대통합론'에 과거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 몸담았던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얼마나 응할지, 전대에서 패한 세력이 떨어져 나가 새로운 신당을 만들지 등이 관심사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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