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만 총통선거 출마 위한 포석 관측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최근 실시된 2020년 대만 총통 후보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台北) 시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커 시장이 내년 3월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빈과일보는 인터넷 뉴스매체인 상보(上報)를 인용해 커 시장이 이달 대만을 방문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선임 고문과 만나 내년 3월 CSIS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커 시장은 전날 글레이저 선임 고문과 만났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말을 흐리다 결국 "만났다"고 인정했다.
커 시장은 이어 "나는 미국 유학파다, 전문 영어 의학서적을 읽는 능력은 중국어보다 빠르다"면서 "미국 유학파들의 가치관은 미국과 유사할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아울러 방미 일정이 중국의 압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커 시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그건 그들(미국과 중국)의 일일 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빈과일보는 역대 대만 총통 후보자가 선거 전 모두 미국 방문을 계획하곤 했다며 커 시장의 이번 미국 방문 일정도 일종의 면접의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스핑(范世平) 대만사범대 정치학연구소 교수도 전날 대만 SET TV에 출연해 "차이 총통도 지난 2015년에 미국을 방문했으며 내년 3월 커 시장의 방미 계획은 미국의 신임과 지지를 얻으려는 면접시험의 성격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커 시장이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CSIS는 미국 정부와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는 기관이며 이곳 방문을 통해 미국의 신임을 얻는 것은 대만 총통 선거전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판 교수는 커 시장이 총통에 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그가 지난 19일 타이베이와 상하이 도시 포럼 환영 만찬에서 '양안은 한 가족'이라고 언급했지만, 20일 본 회의에서는 양안 관련 발언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미국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풀이했다.
리칭펑(李慶鋒) 전 타이베이 시의원도 커 시장이 2020년 1월 말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과 만난 뒤 3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후 전국을 돌며 민심을 살핀 뒤 민진당과 국민당의 당내 경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6월께 대선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보이(李伯毅) 국민당 타이베이 시의원은 지난달 24일 열린 지방선거를 3일 앞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커 시장이 딩서우중(丁守中) 후보자에게 3~5%포인트 차로 뒤지자 커 시장이 적은 표 차이로 패배할 경우 2020년 총통선거 출마를 선언할 패배 선언문을 작성했다고 28일 폭로하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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