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사원 방문 뒤 평양에 정교회 성당 건립 지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의 정교회 사원에서 30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원 방문을 기념하는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하바롭스크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하바롭스크 시내 성(聖)인노켄티 사원에서 지난 2002년 김 위원장의 사원 방문을 기념하는 현판이 제막됐다.
김 위원장은 2002년 8월 20~24일 닷새 동안 러시아 극동 도시 하바롭스크,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방문한 바 있다.
극동 지역의 산업 시설을 둘러보기 위한 경제시찰 성격의 당시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하바롭스크의 성인노켄티 사원도 찾았다.
이날 현판 제막식에는 북한 측에서 조선정교위원회 대표단, 하바롭스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 분관장 등이, 러시아 측에서는 정교회 관계자, 하바롭스크 주정부 및 시정부 인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 정면 벽 앞에 설치된 화강암 바탕의 대리석 현판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극동 지역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8월 22일 하바롭스크시의 인노켄티 사원을 둘러보고 평양에 정교사원을 건립할 의향을 표시했으며 이에 따라 2006년 8월 13일 사원이 준공됐다. 사원은 조-러(북-러) 친선의 뚜렷한 상징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성인노켄티 사원은 제정 러시아 시절인 1869년에 세워졌다.
북한에선 김 위원장이 2002년 극동 방문 당시 정교회 전통 성화인 '이콘'을 선물 받고 평양에 정교회 성당을 건립해 보관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9월 정교회 단체 '조선정교위원회'가 창설된 것으로 전해진다.
뒤이어 2003년 평양에 첫 정교회 성당인 정백사원(성삼위일체성당) 건립이 시작돼 2006년 완공됐다. 정백사원은 하바롭스크의 성인노켄티 성당을 본 따 지어졌다.
김 위원장의 사원 방문을 기념하는 현판 설치는 지난 8월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조선정교위원회 대표단이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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