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로 '답방 피력' 김정은, 내일 신년사로 북미교착도 뚫을까

입력 2018-12-31 11:21  

친서로 '답방 피력' 김정은, 내일 신년사로 북미교착도 뚫을까
2013년부터 매년 육성으로 발표…북미협상 교착 타개 메시지 주목
내부적으론 제재 속 자력갱생·경제건설 강조 전망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우리는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발표한 1만1천300여자 분량의 신년사에 담긴 이 한 문장은 올 한해 획기적으로 달라진 남북관계의 '서막'을 알렸다.
김 위원장이 건넨 '대화의 손짓'을 시작으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군사합의 채택으로 남과 북은 '전쟁 없는 한반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세밑 친서'를 보내 신년사의 기조를 '예고'하면서 그가 밝힐 새해 국정 운영 방침과 대외 메시지에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내년도 신년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비핵화'다.
북한이 그동안 협상 판 자체를 깨지 않겠다는 신호를 지속해서 보인 점을 고려하면 '핵 단추'를 언급한 올해 신년사처럼 미국을 자극하는 표현은 가급적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대신 6·12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의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촉구하면서 제재완화를 거듭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착 국면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 예상치 못한 '깜짝 제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2차 북미정상회담 요청에 응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새해에도 북미 등 대외 관계와 별개로 남북관계 개선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재차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30일 문 대통령에게 전격으로 보낸 A4용지 두 장 분량의 친서에서도 내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된 아쉬움과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내년에 추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뜻도 확실히 밝혔다.
통일부도 31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평화·번영을 위한 실천적인 문제와 비핵화 문제, 남북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문제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에 바탕을 둔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란 전망도 있다.
내년이면 북한이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펼쳐 든 지 4년 차가 되지만, 대북제재로 외부 투자를 통한 발전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내부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경제건설에 나설 것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조선중앙TV 등에 송출하면서 매년 육성으로 신년사를 낭독해왔다.
방송 분량은 30분 안팎이었고, 방영 시간(2016∼2018년은 평양시 기준)은 오전 9시 또는 정오 무렵이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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