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총리' 오르는 방글라 하시나…"10% 경제성장 이룰 것"

입력 2018-12-31 10:46   수정 2018-12-31 11:40

'4번째 총리' 오르는 방글라 하시나…"10% 경제성장 이룰 것"
총선 압승…부정선거 의혹 등 우려에도 경제 공약 추진할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집권 아와미연맹(AL)을 이끌고 30일 총선에서 압승한 셰이크 하시나(71) 방글라데시 총리는 아버지의 대를 이은 정치 지도자다.
하시나 총리의 AL 여당 연합은 31일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개표 집계 결과 298개 선거구(전체 선거구는 300곳) 중 287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하시나는 2009년 이후 총리 3연임을 이루게 됐다. 1996∼2001년 첫 총리직 수행 것까지 포함하면 4번째로 총리에 오르게 된다.
하시나는 '방글라데시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초대 대통령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의 딸이다.
그는 1960년대 중반 방글라데시 대표 여자대학인 에덴 칼리지에서 아버지가 만든 AL의 학생조직을 이끌며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1975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3명의 남자 형제가 몰살되는 참변을 겪었다.
동생과 서독 여행 중 가족 참변 소식을 들은 그는 6년간 영국과 인도를 떠돌며 망명 생활을 했다.
1981년 귀국한 그는 중도좌파 성향으로 알려진 AL을 본격적으로 이끌며 반독재 투쟁을 벌였다.
수차례 투옥과 가택연금을 경험한 하시나는 1991년 첫 민주 총선에서 '정적' 칼레다 지아의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이 집권하자 제1야당 총수로 정국을 주도했다.
이후 1996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었지만 2001년 총선에서는 경제 파탄과 부정부패 만연을 초래했다는 비판 속에 BNP에 패했다.
2008년 12월 29일 총선에서 지아와 다시 맞붙은 하시나는 압도적인 승리 끝에 두 번째 총리에 올랐고 2014년 1월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하시나는 의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해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방글라데시의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재임 후 방글라데시는 연평균 경제성장률 6∼7%대를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수출과 투자도 늘었고 문맹률, 극빈층 비율 등이 크게 낮아지는 등 생활 수준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또 전통적 우방 인도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앞세운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쳤고, 미얀마에서 쫓겨난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해 외교 분야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순위에서 26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재임 기간 혹독한 야당 탄압과 언론 통제로 인권 수준은 크게 퇴보했다는 평가도 .
실제로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야권은 1만5천여명의 야당 인사가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선거 당일인 30일에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국제인권단체도 하시나의 재집권으로 기존 권위주의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하지만 하시나는 최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음식, 직업, 의료를 제공해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인권"이라며 "다시 집권한다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1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야당 반발과 국제사회의 우려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채 일자리 창출, 경제 발전, 빈민층 복지 확대 등의 공약을 추진하며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태도인 셈이다.
하시나는 지난 2014년 총선에서는 아예 야권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총선'을 강행, 총리직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야당 연합은 총선 공정성 보장을 위해 중립적 인사로 과도정부를 수립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자 여당에 타격을 주겠다며 총선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하시나는 이에 개의치 않고 국정을 본인 의지대로 리드해나갔다.
[로이터제공]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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