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000번' 공항버스 새해 첫날부터 휴업…폐업 가능성

입력 2018-12-31 11:29  

광주 '1000번' 공항버스 새해 첫날부터 휴업…폐업 가능성
'적자 보상 불가' 17년전 인허가 조건에 발목…26명 기사 사실상 해고
남구·광산구 마을버스도 운행지역·사업자 선정 불발 잇따라 시민불편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기자 = 광주를 관통하는 노선을 운영하며 17년 동안 시내버스 못지않은 역할을 해온 공항버스 '1000번' 노선이 적자를 견디다 못해 새해 1일부터 최장 6개월 동안 휴업에 들어간다.
버스노선이 휴업에 돌입하면서 26명 기사는 사실상 해고되고, 업체 측은 적자를 개선할 방안을 광주시가 내놓지 못하면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내버스 노선이 미치지 않은 동네를 연결하는 마을버스도 일부 운행 차질을 빚고 있어 시민 불만이 많다.
31일 광주시와 광주 공항버스 운영업체인 '광주관광'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1일부터 공항버스 '1000번'의 운행을 중단한다.
업체 측은 2년 전 시내버스 노선 개편으로 운송수입이 감소해 매달 수천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어 폐업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폐업에 앞서 광주시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업체 측은 휴업계를 광주시에 제출했다.
업체 측은 광주공항이 무안공항으로 시외운행에 나서기 전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광주시에 유류비 보조금 월 3천만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지난 2002년 1월에 인허가받은 최초 면허조건에 '손실보상금 미지급'을 조건으로 면허가 승인됨에 따라 별도 보조금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현재 좌석버스 수준(1천700원)으로 요금을 인상하거나, 환승제도를 공항버스에도 도입해 무료 환승 손실금 지원을 해주겠다고 업체 측에 대안을 제시했다.
공항버스 운행 업체 측은 "승객 90%가량이 시내버스 이용자와 겹치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과 무료 환승 손실금 지급은 수익구조를 개선해주지 못한다"며 "손실보상금 지원이 불가능한 최초 인허가 조건을 바꿔서라도 무안공항 이전 전까지만 한시적으로 유류비를 지원해 주지 않는다면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적자누적으로 인한 휴업·폐업신청 시 업체들에 지속적인 운행을 강제할 수 없다"며 "휴업 장기화와 폐업신청 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시내버스 대체 노선과 환승을 시민들에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또 "폐업이 실제 이뤄지면 현 면허업체에 대한 폐업 조치 후 공모를 통해 업체를 재선정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적자지원이 불가한 기존 인허가 조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 마을까지 대중교통의 실핏줄을 연결하는 광주의 마을버스 운행도 일부 차질이 빚어져 시민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남구 714번 마을버스는 당초 이달 신규 개통예정이었으나, 업체 측의 재정난 탓에 버스 구매가 지연되면서 개통이 미뤄졌다.
버스 출고가 내년 초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정상 운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산구에서는 지난 2016년 2차례 유찰된 마을버스 2개 노선이 장기간 운행이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광산구 4개 마을버스 노선 중 외각 시골 지역을 경유하는 2개 노선의 적자가 가중돼 환승 손실 보조금 상향등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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