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측 "모회사 직접고용 해달라" 요구에 사측 "수용 불가" 맞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17년 가을 새벽에 75m 높이 굴뚝 위에 오른 파인텍 노동자들이 2019년의 새 아침도 결국 굴뚝 위에서 맞이하게 됐다.
1일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에 따르면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의 굴뚝농성이 이날로 416일째를 맞았다.
지상에서는 차광호 지회장이 2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단식에는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나승구 신부, 송경동 시인,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이상 단식 15일째) 등도 참여하고 있다.
차 지회장은 앞서 2014∼2015년 408일 동안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당시 스타플렉스 자회사) 공장의 45m 굴뚝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인물이다. 당시 국내에서 가장 긴 고공 농성이었다.
이 농성 등의 결과로 회사는 단체협약 체결, 고용 보장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약속을 지키라며 2017년 11월12일 서울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지상에서는 굴뚝에 오른 동지들이 앞서 차광호 지회장처럼 408일이나 농성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높이 75m, 폭 80㎝의 난간에서 1년 넘게 생활하는 농성자들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공동행동은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 속에 청와대부터 서울 목동의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 앞까지 20㎞를 오체투지로 행진했고, 무기한 단식 투쟁에도 돌입했다.
진보 진영 사회단체 지도자들뿐 아니라 여야 정치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모친 등도 농성장에 방문해 이들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나 굴뚝 농성은 끝나지 않았다.
작년 12월24일에는 차 지회장의 농성 기간과 같은 408일을 채웠고, 이후에도 속절없이 날짜만 늘어나고 있다. 이른 시일 내 끝나리라고 기대하기도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12월 27일, 농성 시작 후 처음으로 파인텍 노동자들과 김세권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종교단체의 중재로 얻어낸 작은 결실이었다.
그러나 2차례 교섭에서도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서로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 상황에 3차 교섭은 아직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파인텍 노조는 모회사인 스타플렉스 공장에 고용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회사 측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측 관계자는 "사측은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서로 태도 변화가 없다면 의견이 접근될 수 없다. 김세권 대표가 결단을 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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