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 높아…경제연구원장 "1,090∼1,173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지난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에 대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올해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할 것으로 보여서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위안화 시장도 안정을 찾으며 원/달러 환율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1,115.7원에 거래를 마감, 연초 종가보다 54.5원(5.1%) 올랐다.
연중 최저점(4월 3일·1,054.0원)과 연중 최고점(10월 11일·1,144.7원)을 비교하면 90.7원(8.6%)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로 갈수록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불안요소들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내외 금리 차 확대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배당 역송금 수요, 유럽연합 의회 선거와 브렉시트 등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달러 강세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욕구가 여전하고 내외 금리 역전 폭 확대 등으로 내년 2분기가 원/달러 환율 고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이런 요소들이 약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다시 하락할 것으로 봤다.
우선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당초 3회 인상에서 2회 인상으로 줄어드는 등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합의점을 찾을 경우 위안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위안화와 연동하는 원화 가치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으로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원화 자산 매수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이영화 교보증권[030610]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감세 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와 인프라 투자와 같은 재정지출 확대 정책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것도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시장에 각종 불안요소가 많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클 것으로 봤다.
연합뉴스가 7개 주요 경제연구기관장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기관장들의 내년도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090원에서 1,173원 사이였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원/달러 환율 상단을 1,173원 내외로,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1,160원으로 높게 잡은 편이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하단을 1,090원으로 가장 낮게 잡았다. 1,100원으로 잡은 사람이 7명중 3명이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1,100선을 내려설만큼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최정표 KDI원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비교적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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