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2년여 대장정 마무리

입력 2018-12-31 19:11   수정 2019-01-04 23:57

'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2년여 대장정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2년 넘게 한국 사회를 들끓게 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 말 본격적으로 일어난 블랙리스트라는 격랑은 지난 정부 실세들을 줄줄이 구속하며 정국을 요동치게 하고 문화예술계와 예술정책기관들을 소용돌이 속에 밀어 넣었다.
2017년 7월 민관합동으로 꾸린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11개월 동안 국가적 범죄의 뿌리를 박근혜 정부를 넘어 이명박 정부로 소급하며 진상을 파헤쳤다.
이를 통해 9천 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인과 340여 개 단체의 피해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예술정책의 새로운 청사진이 될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책임규명을 정부에 권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진통 끝에 31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블랙리스트 관여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10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68명을 징계 또는 주의 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책임규명 최종 이행계획을 내놨다.
한 진상조사위 민간위원은 "쌓인 역사적 모순이 많은 한국 사회에서 과거 청산의 한가지 모델, 청사진을 만들고 싶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전개 과정을 정리한 일지.





◇ 2015년
▲ 9월 =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편파 지원 논란.
▲ 10월5일 =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서울연극협회 등 예술단체 '검열과 파행' 공개포럼.

◇ 2016년
▲ 10월10일 = 도종환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 공개하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존재 사실 폭로.
▲ 10월12일 = 청와대가 2014년 세월호 시국선언 참여자 등이 포함된 9천437명의 예술인들 이름이 담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문체부로 전달했다고 한국일보 보도.
▲ 10월13일 = 조윤선 문체부 장관, 국정감사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있느냐는 질문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
▲ 10월18일 = 문화연대·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한국작가회의·예술인소셜유니온 등 문화예술단체들로 구성된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 예술행동위원회' 결성.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관련 책임자 처벌 요구.
▲ 10월26일 =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에 협조하지 않은 문체부 1급 실·국장 강제 사퇴 지시했다고 언론 인터뷰 폭로.
▲ 11월4일 = 예술행동위원회, 문화예술인 7천449명과 문화예술단체 228개가 연명한 시국선언 발표. 광화문 광장에 마련한 문화예술인 캠핑촌에서 2017년 3월25일까지 이어진 142일간의 노숙농성 시작.
▲ 11월 = 서울연극협회·한국작가회의 등 300여 개 문화예술 단체와 8천여 명의 예술인이 참여한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 발족.
▲ 12월9일 = 국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 12월12일 =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 등 12개 문화예술단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블랙리스트 연루 혐의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발.
▲ 12월26일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공개수사 착수. 박영수 특검,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예술정책국 사무실 등 압수수색.
▲ 12월26일 =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퇴임 한 달 전인 2014년 6월께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고 증언. 정관주 문체부 제1차관 사표 수리.
▲ 12월27일 = 조윤선 문체부 장관 "블랙리스트를 절대 지시한 적도, 본적도 없다"고 발언.
▲ 12월27일 =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로 특검 소환 조사.
▲ 12월29일 = 예술행동위원회, 헌법재판소 앞 집회. 조윤선 문체부 장관 사퇴 요구.



◇ 2017년
▲ 1월7일 = 블랙리스트 연극인들 광화문광장에 '광장극장 블랙텐트' 세우고 박근혜 정부 퇴진 요구하며 공연 시작.
▲ 1월9일 = 조윤선 문체부 장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존재 사실 첫 인정.
▲ 1월11일 = 예술행동위원회, 세종시 문체부 청사 항의 방문 집회. 조윤선 문체부 장관 사퇴 요구.
▲ 1월12일 =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구속.
▲ 1월17일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조윤선 문체부 장관 특검 소환 조사.
▲ 1월21일 = 김기춘·조윤선 구속. 조윤선 장관 사표 수리. 문체부 송수근 장관직무대행 체제 전환.
▲ 1월23일 = 문체부 첫 대국민 사과.
▲ 1월30일 = 김종덕·정관주·신동철 구속 기소
▲ 2월7일 = 김기춘·조윤선 구속 기소.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불구속 기소. 김종덕·신동철·정관주까지 총 7명 재판에 넘기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수사 마무리.
▲ 2월23일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차 대국민 사과.
▲ 3월9일 = 문체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대책 발표. 표현의 자유 침해 행위 처벌 조항 포함한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과 블랙리스트 사태로 폐지된 예술지원 사업 복구 등에 85억원 긴급 예산 지원 약속.
▲ 3월10일 =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 3월25일 = '블랙리스트 예술인' 광화문캠핑촌, 2016년 11월4일 시작한 142일간의 노숙농성을 풀고 해단.



▲ 5월8일 =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장·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사직서 제출.
▲ 5월9일 = 문재인 대통령 당선.
▲ 6월13일 = 감사원, 문체부와 소속기관, 한국마사회 감사 결과 발표. 국정농단, 블랙리스트 관련 79건의 위법·부당행위 적발해 관련자 28명 징계 요구.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 444건 확인.
▲ 6월16일 = 도종환 문체부 장관 취임.
▲ 6월30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사전 준비팀(TF) 발족.
▲ 7월31일 = 문체부 산하 민관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출범. 공무원 4명과 민간 전문가 17명 등 총 21명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민중미술가 신학철 화백 공동 위원장.
▲ 8월23일 = 문체부 조직문화혁신위원회 발족.
▲ 9월1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부산국제영화제 외압'과 '서울연극제 대관 배제 및 아르코 대극장 폐쇄'를 첫 직권조사 대상으로 정하고 조사 착수.
▲ 9월4일 = 문체부, 문책 인사 단행. 감사원에서 징계 요구받은 블랙리스트 관련자 3명 징계, 6명 주의조치하고, 3개 실(室)을 폐지하고 실장급(1급) 3명을 국장급(2급)으로 강등.
▲ 9월11일 =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연예인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운용한 사실 공개.
▲ 9월14일 = 국정원,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검찰 수사 의뢰. 이명박 정부 국정원에서 배우 문성근, 김여진의 합성 사진 배포 사실 등 공개.
▲ 9월18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1차 대국민 보고.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도 조사 대상이라고 공식 발표.
▲ 9월25일 = 소설가 황석영·방송인 김미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피해 조사 신청. 문성근·김미화·김규리 등 5명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고소.
▲ 9월26일 = 문화예술대책위원회,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 이명박 전 대통령,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재민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한 조사 신청.
▲ 10월25일 =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의뢰.
▲ 10월30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박명진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등 문체부 산하 기관장들 블랙리스트에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 등 확인".
▲ 11월6일 = 문화예술대책위원회, 이명박 전 대통령,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재민 전 문체부 차관 고소 고발.
▲ 11월9일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문화기본법 개정안 국회 통과. 문화기본법 제4조에서 '모든 국민이 문화활동을 할 때 차별받지 아니할 사항'으로 기존에 규정된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정치적 견해'를 추가.
▲ 11월27일 = 황현산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취임.
▲ 12월6일 = 블랙리스트로 인해 폐지·축소됐던 문화예술지원사업을 복구하는데 104억여원을 지원하는 것을 포함한 2018년 예산안 국회 통과.
▲ 12월20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중간 조사결과 발표. "2천670건의 피해 사례 확인".



◇ 2018년
▲ 1월5일 =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취임.
▲ 1월11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활동기간 2018년 1월 말에서 4월 말까지 3개월 1차 연장. 진상조사위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가 세월호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
▲ 1월17~18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제도개선방안 콘퍼런스'
▲ 1월18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도 블랙리스트로 인한 피해 사실 확인".
▲ 1월31일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자체 블랙리스트 조사위원회 가동.
▲ 2월1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문화콘텐츠 분야 지원사업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사례 8건을 확인".
▲ 2월6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사업에서 배제된 피해 사례 27건 확인".
▲ 4월10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9천473명의 시국선언자 명단이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 지원사업에서 실제 블랙리스트로 적용된 사실 확인".
▲ 4월13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세월호 시국선언 참여 문화예술인 116명이 검열·지원배제 사실 확인".
▲ 4월18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제도개선 권고안 공개토론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을 막기 위해 문체부 내 장르별 예술지원 부서를 폐지하고 예술정책 기능을 전담할 독립기관인 '국가예술위원회' 설립해야".
▲ 4월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활동기간 6월 말까지로 2개월 2차 연장.
▲ 5월8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10개월간 활동 경과 발표. "블랙리스트 피해자는 문화예술인 8천931명, 단체 342개". 제도개선 권고안 발표.
▲ 5월16일 = 문재인 정부 대표해 도종환 문체부 장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사과. 권고안 이행에 최선 약속.
▲ 5월17일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블랙리스트 관련 2차 대국민 사과.
▲ 5월19일 = 이용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사임.
▲ 5월24일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혁신 TF', 예술위의 블랙리스트 실행 책임자와 관여 직원들 대한 징계·처벌 요구.
▲ 6월27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131명(수사의뢰 26명·징계 105명)에 대한 책임규명을 요구하는 권고안 정부에 제출.



▲ 7월 =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권고안을 실행하기 위한 '책임규명 이행준비단'과 '제도개선 이행협치추진단' 가동.
▲ 9월11일 =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 토론회. 예술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거나 예술인을 차별하는 명단을 작성하는 행위에 5년 이하 징역형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하는 내용 담은 법률안 공개.
▲ 9월13일 =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책임규명 권고안에서 문체부 검토 대상인 68명(수사의뢰 24명·징계 44명) 중 7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12명을 주의 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책임규명 권고 이행계획 발표. 예술계에서 '징계 0명'이라며 반발.
▲ 9월18일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전 민간위원들 기자회견 통해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 비판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요구.
▲ 10월 = 도종환 문체부 장관, 예술계 대표들 만나 블랙리스트 책임규명에 대해 협의.
▲ 11월3일 =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정부의 미진한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 비판하며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행진.
▲ 11월6일 =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취임.
▲ 11월7일 = 문체부,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이 미흡하다는 예술계 비판 수용해 재검토 방안 논의 결정.
▲ 11월8일 =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게 미진한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대책수립 요구.
▲ 11월21일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블랙리스트 관련자 4명 정직, 3명 감봉, 4명 견책, 5명 엄중주의 처분.
▲ 12월27일 = 영화진흥위원회, 블랙리스트 관련자 1명 해임, 1명 정직, 5명 감봉, 3명 견책 처분.
▲ 12월31일 = 문체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 종합보고회'에서 블랙리스트 관련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10명 수사의뢰하고, 68명을 징계 또는 주의 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책임규명 최종 이행계획 발표. 도종환 장관 2차 대국민 사과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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