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선대위 출범…"중산층이 공격받고 있어"
바이든·샌더스 등도 출마 채비, 민주 대선후보 레이스 불붙을듯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앙숙'인 엘리자베스 워런(69) 민주당 상원의원이 31일(현지시간) 2020년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미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군 가운데 사실상 첫 출마 선언이어서, 새해의 시작과 함께 민주당의 대선 레이스가 서서히 달아오를 전망이다.
워런 의원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4분 30초짜리 영상에서 "미국의 중산층이 공격받고 있다"며 2020년 대선 예비선대위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유튜브에도 올린 이 영상에서 "우리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느냐"면서 "억만장자들과 대기업들은 더 많은 파이를 원하기로 결정했고, 정치인들을 동원해 (그들의 파이를) 더 크게 자르게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부자·대기업 감세' 정책으로 대표되는 재벌 출신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워런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샌더스 열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당내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양대산맥으로 통한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으로 파산법 분야 전문가인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방의회가 설립한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약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췄다.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월가 개혁을 위해 창설한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도 몸담았다.
2012년 매사추세츠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2016년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을 만큼 막강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인종·여성 차별적 발언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원주민(인디언) 혈통을 주장하는 그를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해 논란이 됐다.
이에 워런 의원은 지난 10월 원주민 혈통을 증명하는 DNA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카를로스 부스타만테 스탠퍼드 대학 유전학 교수가 행한 분석 결과는 워런 의원 가계도에서 6~10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원주민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미 언론은 워런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2020년 대선 맞대결을 선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력주자로 분류되는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77) 상원의원, 세대교체의 선두주자인 베토 오루크(46) 하원의원,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뉴욕주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어 새해 벽두부터 민주당 대선 레이스가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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