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장벽 포기했다'는 켈리 비서실장 주장 반박…민주당에 협조 압박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지역에 설치 중인 장벽과 관련해 31일(현지시간) "모든 콘크리트 벽은 결코 포기되지 않았다"며 기존 방침대로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이같이 말하고 "일부 지역은 모두 콘크리트 벽이 될 것이지만 국경 순찰대 전문가들은 들여다볼 수 있는(see-through) 벽을 선호한다(그렇게 함으로써 양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게 된다). 말이 된다"고 밝혀 현지 상황에 따라 장벽의 형태에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국경장벽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취임 이후 줄곧 추진했으며 콘크리트 장벽 건설을 주장해왔다. 현재 장벽 건설 자금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갈등으로 예산안 처리가 불발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초래된 상태다.
이번 발언은 곧 퇴임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전날 공개된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초기에 단단한 '콘크리트 장벽'이라는 개념을 포기했다"고 한 것과 결이 다르다.
켈리는 "솔직히 말하면 '장벽'(WALL)이 아니다. 대통령은 장벽이라고 말하지만, '장애물'(barrier) 또는 '울타리'(fencing)로 자주 얘기되고 지금은 '강철 널'(steel slats)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경장벽 개념을 두고 일각에선 '어리석은 의미론적인 논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민 정책을 둘러싸고 켈리 실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시각차를 보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트윗에 대해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퇴임하는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은 오래전부터 견고한 콘크리트 벽의 개념에서 벗어났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을 따라 콘크리트 벽을 쌓는 개념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트럼프가 켈리의 주장을 밀쳐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윗에선 "나는 튼튼하고 강력한 벽 없이는 가질 수 없는 국경 안보에 대한 캠페인을 벌였다"며 "남부 국경은 오랫동안 범죄자(인신매매범 포함)와 불법체류자가 우리나라로 몰려 들어오는 '열린 상처'(Open Wound·외부로 벌어진 상처)였다. 민주당은 지금 여기로 돌아와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나는 대통령 집무실에 있다. 민주당원들은 휴가에서 돌아와서 장벽을 포함해 국경 안보에 필요한 표를 우리에게 달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은 2006년과 2013년에도 찬성투표를 했다"며 "한 번 더 찬성투표"를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어떻게 우스꽝스러운 말을 동원해 장벽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 제대로 지어지면 거의 100%"라며 "그것이 오래된 기술이라고 하지만, 바퀴도 그렇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이 구식이라는 비판에 대해 장벽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며 이는 발명된 지 수천 년 된 바퀴와 같다고 지적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이제 이것이 비도덕적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이 훨씬 더 비도덕적이다"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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