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0시 녹화 시작 추정…중간에 시계 모자이크 처리
당 청사 입장 장면부터 공개…김창선이 맞이하고 김여정·조용원 수행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양복을 입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짙은 남색 바탕에 줄무늬가 그려진 양복 차림에 푸른빛이 감도는 넥타이를 맨 김 위원장은 1인용 소파에 앉아 30분간 1만3천자에 육박하는 신년사를 낭독했다.
A4용지로 만든 대본을 참고하며 신년사를 읽어내려가는 내내 김 위원장은 소파에 등을 기대지 않고 소파 끝에 걸터앉아 있는 듯 보였다.
시선은 정면이 아니라 비스듬한 곳을 바라봤으며, 이야기하는 주제가 바뀔 때마다 대본을 쳐다봤다.
북한은 영상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을 언급할 때 각국 정상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여줬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이 이룬 성과들을 나열할 때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길게는 3분 넘게 노출했다.
오전 9시 조선중앙TV로 공개한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는 이날 자정에 녹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나타나기 전 영상이 보여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바깥은 깜깜했으며, 청사 외벽 걸린 시계는 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김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할 때 집무실에 놓인 시계는 0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으나 방영 후 8분이 지났을 때부터 시간을 확인할 수 없게끔 시계가 모자이크 처리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갈 즈음 시계는 0시 55분을 가리켰다.
화면에 잡히는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사진이 걸려 있었고 다른 벽에는 책과 서류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속 김일성 주석은 짙은 회색의 양복과 자주색 넥타이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인민복을 입은 채 집무를 보고 있다.
이날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 위원장을 촬영하는 카메라는 3대로 추정된다. 두 대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 동시에, 나머지 한 대는 김일성 주석의 사진만 잡히도록 촬영했다.
특히 올해는 중앙TV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를 위해 노동당 중앙청사에 입장하는 장면부터 공개했다. 김창선 국무위원장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맞이했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 등 최측근 인사들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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