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국방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리아 동부의 이슬람국가(IS)의 은거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국방부는 이날 이라크와 가까운 시리아 국경지대 수세에 있는 IS의 건물 2채를 F-16 전투기 편대가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군은 이 곳에서 IS 고위 인사 30여명이 모여 회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IS를 소탕하기 위한 이라크군의 군사력 지원을 공식적으로 재가했다.
이라크는 2017년 12월 IS 소탕 작전에서 최종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이후 IS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이라크에서는 이 조직이 사실상 소멸했지만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북부가 맞닿은 국경지대에서는 IS 잔당의 영향이 여전하다.
이라크군은 종종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미국과 공조 아래 시리아 동부 국경지대를 폭격했으나 시리아 정부가 공식 승인한 공습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습은 특히 미국이 시리아에서 철군하겠다고 밝힌 시점에 이뤄져 주목할 만하다.
반미·친이란 성향인 시리아 정부가 미국이 발을 빼는 흐름에서 미국과 가까운 이라크 정부에 군사력 지원을 요청했고 이라크가 이를 즉시 수락했기 때문이다.
이라크 정부는 미국의 경제·군사 지원이 긴요한 터라 시리아 정부와 우호적으로 접촉하게 되면 미국과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압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시리아에서 부정적인 일이 전개되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는 시리아와 60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고 거기에 IS가 있다"고 말했다.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군한 뒤에도 '공적' IS를 고리로 시리아와 군사적 관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이라크 정부는 미국, 사우디뿐 아니라 이들과 적대 관계인 역내 강국 이란, 이란과 밀접한 시리아 사이에서 '독립적인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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