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석 가격에 판매하는 '황당 실수'…일부 고객 횡재
항공권 취소 여부 주목…작년 여름 '헐값 판매' 실수때 취소 안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티켓을 이코노미석 가격에 판매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은 전날 웹사이트에서 베트남 다낭과 미국 뉴욕 간 왕복 항공권을 일등석은 6천600홍콩달러(약 94만원), 비즈니스석은 5천300홍콩달러(약 76만원)에 판매했다.
캐세이퍼시픽의 다낭과 뉴욕 간 왕복 항공권 정상가는 일등석이 5만5천 홍콩달러(약 790만원), 비즈니스석이 3만5천 홍콩달러(약 500만원)에 달한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편안한 좌석은 물론 공항 라운지 이용과 고급 와인, 주류 제공 등의 혜택 때문에 이코노미석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터무니없이 싼 티켓 가격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전파되면서 상당수 고객이 이코노미 티켓 가격으로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티켓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명백한 실수로 보이며, 이후 캐세이퍼시픽은 웹사이트에서 해당 가격의 항공권 판매를 중단했다.
관건은 캐세이퍼시픽이 과연 상당한 손실을 무릅쓰고 이 '초저가 티켓'에 대한 약속을 지킬지 여부이다.
홍콩과 미국 관련법에 따르면 항공사 측의 명백한 실수로 인해 잘못 책정된 가격의 항공권을 취소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홍콩항공은 3만 홍콩달러(약 430만원)에 달하는 중국 상하이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간 비즈니스석 왕복 티켓을 4천600홍콩달러(약 66만원)에 파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를 무효로 하지 않았다.
비록 실수일망정 고객과의 약속은 약속인 만큼 이를 지키겠다는 홍콩항공의 방침은 고객들의 큰 칭송을 받았다.
이번에 '횡재'를 한 고객들은 캐세이퍼시픽이 홍콩항공의 전례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
일등석 좌석을 6천600홍콩달러에 산 크리스 둥은 "캐세이퍼시픽이 지난해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이라는 큰 잘못을 저지른 만큼, 사죄 차원에서라도 고객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10월 캐세이퍼시픽과 그 자회사 캐세이드래곤은 94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발표했다. 더구나 이 정보 유출은 3월부터 있었지만, 캐세이퍼시픽이 이를 일찍 밝히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큰 비난을 샀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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