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 영향은 없을 듯…공익재단에 약속한 100억 중 70억 출연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과 포스코[005490]가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 지분 압류에 나서면서 포스코와 강제동원 피해자의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한일 청구권 자금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기업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를 위한 재단에 100억원의 출연금을 약속한 바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5)씨 등을 대리한 변호인단은 최근 신일철주금의 한국 자산을 압류해달라며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강제집행을 신청한 재산은 신일철주금과 포스코의 합작회사 'PNR'의 주식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신일철주금은 PNR 주식 234만여주(110억원 상당)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설립된 PNR은 철강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재활용이 주요 사업이다.
포스코가 이 회사 지분의 70%, 신일철주금이 30%를 보유했다.
포스코가 훨씬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신일철주금 지분 일부가 압류되더라도 경영상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또 대법원이 피해자 4명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한 금액은 각 1억원으로 신일철주금 전체 지분의 일부에 불과하다.
재계에서는 포스코가 한일 청구권 자금 덕분에 설립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압류신청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포스코의 전신 포항제철소는 한국이 대일 청구권을 포기하는 대신 받은 협력자금에서 1억2천만달러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2006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우리에게 돌아왔어야 할 자금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며 포스코에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포스코 손을 들어주면서도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을 인정했고, 포스코가 피해자들을 위한 공익재단 설립 등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포스코는 소송과 무관하게 사회공헌 차원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에 1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금까지 100억원 중 70억원을 출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정부 차원에서 공익재단을 설립해 일본 전범기업들이 낼 배상금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논의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재단 설립 과정이 최근 논란에 휩싸이면서 추가 출연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