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텔레그래프 보도…"英정부, 인권 범죄 이유로 시민권 신청은 거절"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시리아 대통령의 친인척이 영국에 수백만 불의 투자를 약속하고 비밀리에 거주권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일(현지시간) 특별이민심사항소위원회(SIAC)의 결정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삼촌인 리파트 알아사드의 네 번째 부인(63)은 지난 2006년 투자자 자격으로 입국 허가를 받고 영국에 처음 들어왔다.
당시 그녀는 채권과 헤지펀드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녀의 아들 중 한 명은 런던의 명문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후 리파트 부인과 아들 2명(22세와 37세)은 시리아 내전이 한창인 지난 2012년 영국 거주권을 받았다. 당시 영국의 내무 장관은 테리사 메이 현 총리다.
그러나 영국 내무부는 리파트가 저지른 광범위한 인권 범죄를 이유로 이들의 영국 시민권 신청은 거절했다.
이들은 항소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무부는 리파트 부인에게 "비록 리파트가 바샤르 알아사드와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는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동생이고 하페즈 정권의 중요한 멤버였다"며 "시리아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아사드 일족과 불가분하게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무장관은 (리파트 부인의) 귀화 허가가 영국의 국제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결정문은 전했다.
리파트 알아사드는 지난 1982년 시리아 하마에서 일어난 '무슬림 형제단'의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하마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최대 4만 명의 시리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에 대항해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해 1984년 유럽으로 추방당했다.
그는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 등에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많은 수가 몰수됐다. 프랑스 검찰은 그의 자금 세탁 등 부패 혐의를 포착해 범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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