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 금메달 비화와 신앙인으로 삶 다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980년대 한국 탁구여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양영자(55) 대한체육회 꿈나무 감독이 자신의 30년 탁구 인생과 신앙인으로서 삶을 다룬 '주라, 그리하면 채우리라'(생명의말씀사 발간)를 펴냈다.
양영자 감독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현정화(50) 한국마사회 감독과 호흡을 맞춰 여자복식 금메달을 쾌거를 이뤘던 주인공이다.
양 감독은 현정화 감독이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국내 여자탁구 최강자였다.
1980년 이일여고 1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그는 1983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탁구 사상 최초로 개인전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에서는 복식 금메달과 단식·단체전 각 은메달, 혼합복식 동메달 등 4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환상의 콤비인 현정화 감독과 복식조를 이뤄 결승에서 중국의 자오즈민-첸징 조를 2-1로 누르고 금메달 감격을 맛봤다.
복식 결승 상대였던 자오즈민은 당시 한중 핑퐁 커플로 나중에 결혼에 골인한 안재형(54) 전 한국여자대표팀 감독과 교제 중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오즈민과 안재형이 열애 중이었는데, 경기 후 현정화에게 웃으면서 '자오즈민이 관중석의 안재형을 바라보느라 스텝이 꼬여 넘어졌다'고 농담을 건넸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최고의 탁구 선수로 화려한 시기를 보냈지만 양 감독에게 시련이 적지 않았다.
고교 1학년 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강도 높은 훈련 탓에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려울 정도의 '테니스 엘보'(손목 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 근육이 찢어지는 증상)에 시달렸다.
또 간염에 걸려 극도의 피로감과 체력 저하 때문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 국가대표에서 제외되는 좌절도 겪었다.
하지만 '양영자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위의 평가를 뒤집고 오뚝이처럼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서울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복식 파트너였던 후배 현 감독에 대해 "현정화와 나는 인생의 황금기인 젊은 날의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했다"면서 "그 순간이 내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추억한다. 나를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만들어준 정화가 고맙고 그립다"고 적었다.
또 '평생 인연'인 남편 이영철 당시 연합통신 기자를 만나 결혼에 이르기까지 사연과 선교 활동을 떠난 남편을 따라 몽골 땅에서 보낸 15년의 세월도 담담하게 그려냈다.
그는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한체육회 꿈나무 감독과 대한탁구협회 유소년 지도자로 유망주들을 키우며 제2의 탁구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이 책은 총 245쪽이며, 가격은 1만2천원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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