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양조사선 조사 활동에 일본 언론 "EEZ 침범" 주장
日 "우편번호 있는 최남단 섬" vs 中 "일본, 암초를 섬이라 우겨"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서태평양의 해상 암초군(群)인 오키노도리시마(沖ノ鳥島)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3일 중국의 해양조사선이 지난달 18일 중국 국가해양국의 샹양훙(向陽紅) 01호가 오키노도리시마 인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해양 조사활동을 벌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해상보안청이 샹양훙 01호가 와이어처럼 보이는 물건을 바닷속에 내려보내 관측을 하는 것 같은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중국 샹양훙 01호는 일본 해상보안청이 항행 목적을 묻자 "공해상에서 해양 조사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일본 남쪽 1천700㎞ 해상에 있는 오키노도리시마는 일본이 자국 최남단에 위치한 섬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태평양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데 열을 올렸던 제국주의 일본은 1931년 몇 개의 바위로 구성된 이곳이 '섬'이라며 자국 영토로 선언했다. 일본은 지금도 이를 기점으로 EEZ를 설정해 인근 해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이 지역의 영유권 주장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인근에 망간과 코발트, 리튬 등 중요 자원의 매장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사람이 살지 않는데도 우편번호까지 배정해 암초가 아닌 섬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오키노도리시마가 암초일 뿐이라며 일본이 공해를 자국의 해양으로 만들려고 섬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곳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지난 2010년 일본 정부가 오키노도리시마에 항구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을 계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이후 한동안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일본과 중국은 작년 정상회담에서 '해공연락 메커니즘'을 만들어 공해상에서의 양국간 우발적인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지만 일부 도서 지역 영토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가 커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양국의 핵심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주변에 꾸준히 해경선을 보내고 있고,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에 계속 항의하고 있다.
지난 2일만 해도 중국 해경국 선박 2척이 센카쿠 열도 주변 일본 영해 바로 바깥쪽 접속수역을 항해했다고 일본 정부는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 해경선이 일본이 주장하는 이 부근 영해에 침범하는 사례는 줄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센카쿠 열도 주변 일본 영해에 중국 해경선이 침입한 사례가 한차례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에 대해 국유화를 선언해 양국 갈등이 깊어진 지난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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