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손흥민, 차범근·박지성의 한 풀 수 있을까

입력 2019-01-04 06:30  

[아시안컵] 손흥민, 차범근·박지성의 한 풀 수 있을까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축구는 유독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준우승만 4차례 기록하는 등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차범근 전 감독과 박지성 전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도 아시안컵 아픔의 현장에 있었다.
차범근 전 감독은 만 18세 11개월의 나이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972년 제5회 방콕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당시 차 전 감독은 크메르(캄보디아)와 조별예선에서 1골을 넣는 등 분전했지만 우승의 기쁨을 맛보진 못했다.
대표팀은 결승에 진출해 이란과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1-2로 석패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이란전에서 120분 풀타임을 뛰었다.
박지성 전 본부장도 아시안컵에서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그는 2000년 제12회 레바논 대회를 통해 처음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다.
당시 한국은 준결승에서 만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지성 전 본부장은 2004년 중국 대회 때도 다시 한번 우승을 노렸지만, 8강에서 이란에 3-4로 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1년 카타르 대회는 더욱 아쉬웠다. 한국은 일본과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지성 전 본부장은 이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는데, 일본과 준결승은 그의 마지막 A매치로 남았다.

차범근-박지성의 뒤를 잇는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두 선배가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나선다.
사실 손흥민도 이미 두 차례 아시안컵 출전 경험이 있다.
그는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 18세 6개월의 나이로 출전했다.
당시 손흥민은 조별리그 인도와 경기에서 아시안컵 첫 골을 기록했다. 이 골은 손흥민의 A매치 데뷔 골이었다.
2015년 호주 대회는 대표팀 주축 선수로 참가했다.

그는 8강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홀로 2골을 몰아넣으며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호주와 결승에선 0-1로 뒤진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비록 연장전에서 실점해 우승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한 경기였다.
2015년의 손흥민과 2019년의 손흥민은 많은 차이가 있다.
4년 전 손흥민은 기대주였다면, 지금의 손흥민은 세계 톱클래스 급에 근접한 슈퍼스타다.
이미 많은 외신은 손흥민을 앞세운 한국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많은 국제대회 경기를 뛴 데다 소속팀에서 혹사논란이 일 정도로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조별리그 2차전 이후에 합류할 예정이라 현지 적응과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많은 축구 팬들은 차범근, 박지성도 해내지 못했던 아시안컵 우승 세리머니를 손흥민이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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