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탈퇴 아냐, 완전체 활동 열려 있어"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가수 겸 배우 진영(본명 정진영·28)은 얼마 전 영화 '내 안의 그놈' 일반 시사회를 몰래 찾았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그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진영은 "시사회에서 학생들이 많이 웃어서 행복했다"면서 "TV로 혼자 봤으면 '피식'하고 웃고 말았을 대목도 극장에선 관객이 다 같이 웃는 것을 보고 코미디 영화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오는 9일 개봉하는 '내 안의 그놈'(강효진 감독)은 '왕따' 고교생(진영 분)과 엘리트 조폭 기업인(박성웅)이 우연한 사고로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진영은 고교생과 40대 중년 아재를 오가며 1인 2역을 해냈다. 몸이 바뀌는 '체인지업 무비'는 베테랑 배우도 도전하기 쉽지 않은 장르다.
진영은 "연기력 논란이 일까 봐 걱정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겁이 없으니까 오히려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몸이 바뀌는 장르는 진부하고 유치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나름의 반전이 많아 끌렸다"고도 했다.
진영은 다재다능한 아이돌로 유명하다. 그룹 비원에이포(B1A4)로 데뷔해 '이게 무슨 일이야', '솔로 데이' 등 여러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팀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아 '작곡돌'로도 실력을 뽐냈다. 또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과 MBC TV '맨도롱 또?', 엠넷 '칠전팔기 구해라'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준 '연기돌'이기도 하다.
가수로 데뷔했지만, 사실 그는 연기자를 먼저 꿈꿨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주말마다 충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단역으로 참여했다.
"단역을 하면서 대사 한줄이 아쉬웠고,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나중에 내가 잘되더라도 겸손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지금은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살다 보니까, 매 역할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합니다."
연기에 대한 그의 열정은 이번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날렵한 몸매와 곱상한 외모를 지닌 그는 '뚱뚱한' 고교생을 연기하기 위해 하루 2~3시간씩 특수분장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제 얼굴로만 가면 관객들이 지루해할 것 같아서" 자처한 일이다.
'이모뻘'인 라미란과는 첫사랑 연기도 펼쳤다. 꽤 강렬한 키스신도 등장한다. 그는 "라미란 선배는 실제로도 굉장히 매력적이라 로맨스 연기가 어렵지 않았다"면서 "쾌활하고 귀여운 반전 매력이 있는 분"이라며 웃었다.
진영과 몸이 바뀌는 상대인 박성웅과는 충주 지역 선후배 사이. 박성웅은 진영의 든든한 조력자가 돼 줬다고 한다.
"촬영 전 우리 집에서 만나 캐릭터를 함께 연구했어요. 저는 영화 '신세계'를 보면서 박성웅 선배의 말투를 연구하기도 했죠."
진영은 현재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를 촬영 중이다. 가수로서의 길도 걷고 있다. 그는 "B1A4를 탈퇴한 것은 아니며, 완전체 활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연기와 음악, 둘 중 하나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예전에 '구르미 그린 달빛'을 할 때도 제가 작곡한 '안갯길'이란 OST가 나왔을 때 큰 보람을 느꼈어요. 둘 다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