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둔' 전력 드러나며 진통 예상…민주 맹공 나설 듯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가 오는 15일과 16일 이틀간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낙점된 윌리엄 바 지명자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청문회는 11·6 중간선거 이후 의회권력이 재편된 가운데 집권후반기 국정운영 주도권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여 첨예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특히 바 지명자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를 놓고 친(親) 트럼프 성향의 발언을 해 민주당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바 지명자가 공화당이 우세한 상원에서 법무장관으로 인준되면,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내쫓은 뒤 법무장관 대행을 맡아온 매슈 휘터커로부터 업무를 넘겨받게 된다. 특히 특검팀의 수사지휘권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며 '셀프 제척'한 세션스 전 법무장관을 중간선거 다음 날 전격 경질하고, 후임자 임명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할 장관 대행으로 자신에 대한 '충성파'로 알려진 매슈 휘터커 변호사를 전격 기용해 야당 등으로부터 특검 무력화 포석이라는 반발을 샀다.
이런 상황에서 바 지명자의 과거 '트럼프 두둔' 경력이 속속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의회 인준 과정의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바 지명자는 특검팀을 비난하는 메모를 쓴 점에 비춰 법무장관 지명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앞서 CNN은 바 지명자가 변호사로 활동하던 작년 6월 '뮬러 특검팀은 대통령에게 심문에 응하라고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적은 메모를 법무부 고위 관계자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바 지명자는 2017년 뉴욕타임스(NYT) 기고 글에서 "법무부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책임 방기"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결탁 가능성보다 오히려 대선 라이벌이었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과 '우라늄 원'의 결탁 가능성에 대해 수사할 근거가 더 많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한편, 바 지명자는 작년 11월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재직 시절, 법무부 차관보와 부차관을 거쳐 1991∼1993년 장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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