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케 대통령·폼페이오 국무장관 회동 후 베네수엘라 외교부 비판 성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가 미국과 콜롬비아 양국이 자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정권교체 음모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거듭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3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을 확대하려는 목표 아래 미국에 종속된 정부들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리고 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그러면서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공격을 준비하는 (미국에) 자국 영토가 활용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반 두케 대통령은 미국이 콜롬비아에서 추진한 반(反) 마약 정책이 실패한 점과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평화협정 이행 절차가 고통스러운 상태에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고 베네수엘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전날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만나 베네수엘라의 독재를 성토하며 협력을 재차 확인한 가운데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경제난 속에 고국을 등진 베네수엘라인 100만명 이상을 콜롬비아가 수용한 데 대해 두케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양국은 2023년까지 콜롬비아에서 코카인의 재료가 되는 코카 잎의 생산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공동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2017년 6월 기준으로 콜롬비아의 코카 잎 경작지가 전년보다 11% 늘어난 20만9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다음날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부 장관과 만나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양국이 한층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주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68%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 오는 10일 임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미국과 콜롬비아 등 남미 우파 국가들, 유럽연합(EU) 등은 불공정한 대선이라고 주장하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석유 이권 등을 노린 미국이 콜롬비아 우파 정권과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협력 아래 자신을 암살하고 자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콜롬비아, 칠레 등이 지난해 8월 드론(무인 비행체) 폭탄 공격으로 자신을 암살하려 한 테러리스트를 지원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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