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새해 첫날 세리나 윌리엄스(38·미국)와 혼합복식 대결을 벌여 화제가 됐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스위스)가 이번에는 상대 여자 선수의 리턴 한 방에 고개를 숙였다.
페더러는 3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호프먼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벨린다 벤치치와 한 조로 출전했다.
호프먼컵은 각국에서 남녀 선수 1명씩 팀을 이뤄 남녀 단식과 혼합복식 등 세 경기로 승부를 정하는 이벤트 대회다.
그리스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마리아 사카리 조를 상대한 페더러-벤치치 조는 세트 스코어 1-1인 마지막 3세트에서 매치 포인트에 몰렸다.
한 포인트만 내주면 패배가 확정되는 상황에서 페더러가 서브를 넣을 차례였다. 그리고 페더러의 서브를 받는 선수는 그리스의 여자 선수 사카리였다.
페더러의 서브는 사카리의 왼쪽 사이드라인 방향을 공략했고 이는 포인트로 연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카리가 재빨리 왼쪽으로 몇 걸음을 옮기며 백핸드로 이를 받아냈고 공은 페더러의 앞쪽 코트에 떨어졌다.
페더러가 앞쪽 10시 방향으로 뛰어나가 라켓을 갖다 댔지만 공은 네트에 걸렸고 경기는 치치파스-사카리 조의 2-1(4-3<5-4> 2-4 4-3<5-3>) 승리로 끝났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세계 랭킹 41위인 사카리는 경기를 마친 뒤 "그 공을 어떻게 받아넘겼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경기 내내 페더러의 서브를 딱 두 번 받았는데 그 두 번째가 마지막 가장 중요할 때 성공했다"고 기뻐했다.
그리스는 이날 남자 단식에서 치치파스가 페더러에게 졌지만 여자 단식과 혼합복식에서 이겨 2-1로 스위스를 제압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B조에서 스위스, 그리스, 영국이 모두 2승 1패 동률을 이룬 가운데 매치 득실에서 가장 앞선 스위스가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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