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청문회' 野 요구 부각될까…여야 공방 격화

입력 2019-01-04 12:36   수정 2019-01-04 14:24

'신재민 청문회' 野 요구 부각될까…여야 공방 격화
민주 "'노태우 비자금' 정도는 돼야 폭로"·한국 "文정부 독선 드러나"
한국당 이어 바른미래 김관영, 기재위 차원 '청문회' 요구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은정 김여솔 기자 = 여야는 4일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의 청와대 민간인사찰 의혹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 권력남용 주장을 놓고 대립을 이어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두 사람의 주장을 내부자 폭로이자 공익신고라고 규정, 이를 지렛대 삼아 여권을 거듭 강하게 몰아붙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허황된 주장을 호재로 삼으려는 정치공세라고 깎아내리며 팽팽히 맞섰다.
나경원 "김동연, 진실 머리는 감추고 변명 꼬리만 내밀어" / 연합뉴스 (Yonhapnews)
전날 신 전 사무관의 자살 기도 소동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하던 여야 공방전이 다시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신 전 사무관 주장과 관련한 상임위 개최를 요구해 온 한국당에 이어 바른미래당이 청문회 카드까지 꺼내 들고 나서며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 여부가 새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자체 진상조사단의 활동 경과를 공유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했다. 공세 수위도 한층 끌어올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출범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공익제보로 문재인정부의 독선적이고 비민주적 국정 운영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답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태우 범법자 만들기에 필사적인 여당은 관련 상임위 소집에 비협조적 태도로 나온다"며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진상규명을 위해 상임위 개최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당내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 문제와 관련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며 청와대를 압박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신 전 사무관 문제와 관련해 국회 기획재정위 차원의 청문회 개최 필요성을 거론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 기재부 현직에 있는 사람들로는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다"며 "이 문제는 단순히 국회 기재위 회의를 열 게 아니라, 기재위에서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수사관에 이은 신 전 사무관의 이른바 '폭로' 역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거듭 일축했다.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발언조차 하지 않으며 무대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지금 드러난 사실들을 봤을 때 신 전 사무관은 당시 상황을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면서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한국당은 책임 있는 야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폭로라고 하면 적어도 과거에 박계동 의원의 노태우 비자금 폭로 정도는 돼야 한다"며 "야당이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부풀리고 있는데 저렇게 판단력이 모자라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 신 전 사무관을 비판하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던 손혜원 의원은 이날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신재민씨 관련 글을 올린 이유는 순수한 공익제보자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관련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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