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하루 앞둔 하얼빈 빙등제…300m 얼음 미끄럼틀에 열광

입력 2019-01-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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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하루 앞둔 하얼빈 빙등제…300m 얼음 미끄럼틀에 열광
1시간 넘게 기다리는 것은 기본…밤에는 '동화 속 장면' 연출



(하얼빈=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몸이 날아갈 것 같아요. 빨라서 스릴감이 넘치네요."
4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의 대표적 겨울 축제인 '국제 빙등제'가 열리는 빙쉐다스제(氷雪大世界) 행사장에서는 300m 길이의 '얼음 미끄럼틀'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허베이성에서 온 24살의 관람객 조모 씨(24)는 소리를 지르며 미끄럼틀을 타고 도착지점까지 내려온 뒤 이같이 소감을 말했다.



플라스틱 썰매에 앉아 봅슬레이 트랙처럼 생긴 얼음 길에 몸을 맡기면 몇십초 만에 도착지점에 내려온다는 것이다.
영하 10도 이하,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에 가까운 날씨에 찬바람을 맞으며 내려온 관람객들의 볼은 빨갛게 변했지만, 표정에서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조 씨는 "너무 무서워서 다시는 타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옆에 있는 다른 썰매를 타러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300m 얼음 미끄럼틀'을 타려면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줄은 점점 길어졌다.
이름을 류 씨(23)라고만 밝힌 관람객은 "산둥성에서 왔는데 기다리다 보니 너무 춥다"면서도 "경치가 좋다는 말을 듣고 빙등제에 오고 싶었다. 미끄럼틀이 기대되고, 밤에 하는 공연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곳은 행사장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이기도 했다.
낮에는 얼음과 눈의 색이 그대로 드러나 차가운 느낌이었다면, 오후 3시 반께부터 하나둘씩 건축물 안에 설치된 조명이 켜지면서 '동화 속 장면'이 연출됐다.
행사장에서는 서양 궁전이나 중국 궁궐 등을 본떠 만든 다채로운 얼음 건축물과 게임 캐릭터 눈 조각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으로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가족이나 친구 단위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저마다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았다.
관람객 우징샤(오<口 아래에 天>靜霞) 씨는 "남쪽인 광저우(廣州)에서 왔다. 광저우는 지금도 영상 18도쯤 하는데 여기는 너무 춥다"면서 "남쪽 지방에서는 눈을 잘 볼 수 없으니 아들에게 눈을 보여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캐나다 퀘벡의 겨울축제, 일폰 삿포로(札幌)의 눈 축제와 더불어 세계 3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중국 하얼빈(哈爾濱) 국제 빙등제' 행사는 5일 정식으로 개막한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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