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고 인기있는 대통령" 주장…특검수사 따라 탄핵론 향배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민주당 일각의 탄핵론과 관련, 특유의 자화자찬을 내세워 정면 반박했다.
새 의회가 개원한 첫날부터 야당 일각에서 탄핵론이 다시 불거지고 이에 대통령이 직접 받아치며 격돌하는 등 민주당의 하원 장악에 따른 의회 권력분점 시대를 맞아 초장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의 주도권 싸움이 팽팽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마도 역대 가장 위대한 선거에서 이겼고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으며(러시아와의 공모는 없었다. 공모한 건 민주당이다), 그 어떤 대통령보다 성공한 첫 2년을 보냈고 93%의 지지율로 공화당 역사상 가장 인기가 좋은 대통령을 어떻게 탄핵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내가 여러 번 말한 대로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을 장악하면 금융시장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한 뒤 "우리는 상원을 이겼고 그들은 하원을 이겼다. 상황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그들이 나를 탄핵하고자 하는 건 단지 그들이 2020년에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너무 많은 성공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개인 변호사 출신인 마이클 코언의 유죄 인정과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의 유죄 평결로 일각에서 탄핵론이 고개를 들자 "만약 내가 탄핵당한다면, 시장은 붕괴할 것으로 생각한다. 모두가 매우 가난해질 것"이라며 자신의 재임 성적을 'A+'라고 매긴 뒤 "훌륭하게 일을 해낸 누군가를 어떻게 탄핵할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고 반박한 바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하원 권력 교체와 맞물려 이번 의회에서 탄핵론이 쟁점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개원 첫날인 3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탄핵은 매우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탄핵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미언론들은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신의 민주당 초선 하원의원인 라시다 탈리브 의원도 지난 2일 트럼프 탄핵 옹호론자인 존 보니파스와 지역 최대일간지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 공동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를 시작할 시기가 왔다"고 촉구하는 등 개별 의원들의 탄핵 요구 목소리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냈다 실패한 바 있는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개원 첫날인 3일 중 탄핵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CNN방송이 전날 보도한 바 있다.
당 지도부는 역풍 등을 감안, 일단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인 데다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특검 수사결과 등에 따라 민주당이 당 차원의 쟁점화에 나설 경우 탄핵의 현실화 여부와 상관없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장악력이 약화된 정국을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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