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52년 전 조촐했던 가전전시회가 '지상최대 IT쇼'로

입력 2019-01-06 07:00   수정 2019-01-07 17:33

CES, 52년 전 조촐했던 가전전시회가 '지상최대 IT쇼'로
기술력 경쟁의 장…마우스·VCR·CD·HDTV·OLED·3D프린터도 첫 신고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52년전인 1967년 6월24일 미국 뉴욕에서 가전업체 100여곳이 참가한 조촐한 규모의 가전전시회가 처음 열렸다.
전시회는 '시카고 라디오 쇼'에서 떨어져 나온 소규모 가전 행사였는데, 4일간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수가 1만7천500명에 불과했다.
전시회 이름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반세기가 흐른 지금 전 세계 첨단 기술이 한자리에 모여 '지상 최대 가전·IT 전시회'라고 불리는 CES의 시작은 이처럼 약소했다.


1978년부터 1994년까지는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윈터(겨울) CES'가, 6월 시카고에서 '썸머(여름) CES'가 따로 개최됐었다.
하지만 여름 행사가 좀처럼 인기를 끌지 못하자 지난 1998년부터 라스베이거스 연례행사로 전환됐다.
이후 CES는 해를 거듭하며 몸집을 불렸다.
최첨단 전자기기들이 CES를 통해 세상에 데뷔했고, IT업계 경쟁사들은 CES에서 저마다 기술력을 뽐내며 자존심 경쟁을 펼쳤다. 그러면서 전 산업 영역을 아우르는 ICT 경연장으로 세계 기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권위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CES를 통해 소개된 신제품은 현재까지 70만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중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기술들도 적지 않다.
1968년에는 컴퓨터 마우스가 첫선을 보였고 1970년에는 VCR(비디오카세트리코더)이 CES를 통해 공개됐다.
이후에도 CD(1991년), DVD(1996년), HDTV(1998년) 등 전자·IT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새로운 기술 다수가 CES에서 세상의 빛을 봤다.
21세기에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와 플라스마TV(2001년), 블루레이 DVD(2003년), IP TV(2005년), 3D HDTV(2009년), 플렉시블 OLED(2013년), 3D 프린터(2014년), 가상현실(2015년) 등도 이곳에서 신고식을 치렀다.
국내 대기업들도 CES에서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2000년 이후부터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해 CES서도 전시회 주요 고객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삼성전자는 2005년 102인치 초대형 플라스마 TV를 선보인 데 이어 2011년 플라스마 3D HDTV 시리즈와 갤럭시 S2 스마트폰, 2014년 커브드 TV 등을 소개했다.
1973년 당시 '금성사'로 국내 기업 중 최초로 CES에 진출했던 LG전자도 2011년 LED(발광다이오드) 3D TV에 이어 2014년 77인치 커브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울트라 HDTV, 2015년 4K 화질의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선보였다.


최근 들어 CES는 전시 기술테마의 영역을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2∼3년 전부터 의미 있는 자동차 관련 신기술이 CES를 통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CES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다.
국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도요타·벤츠·포드·BMW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에도 전기차·수소차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과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CES에서는 전자·IT업계와는 이종업계로 여겨졌던 이동통신사들까지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IoT)·스마트시티·가상현실(VR)·자율주행 등 최근 전자·IT 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사업들이 대부분 5G 상용화를 전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CES에서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가 5G 기술이 스마트시티 건설·교육 개선 등 다방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기조연설 연단에 오른다.
[로이터제공]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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