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3 재보선 앞으로…'PK 민심' 향배 주목

입력 2019-01-06 05:00   수정 2019-01-06 14:43

여야, 4·3 재보선 앞으로…'PK 민심' 향배 주목
창원성산·통영고성 2곳 확정, 1∼2곳 늘 수도
민주 "대약진 재현" vs 한국 "해볼 만" vs 정의 "창원성산 수성"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고상민 기자 =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와 여야 정치권이 선거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문재인정부 출범 2주년을 앞둔 4월 3일 치러져 어느 정도 민심 소재를 파악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당 지지율이 나란히 집권 이후 최저치를 맴도는 만큼 확실한 승리로 국정운영 모멘텀을 다시금 살리겠다는 각오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반에 있는 선거로 2020년 총선의 가늠자 의미도 가진 만큼 '문재인정부 심판론'을 내세워 필승하겠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새 지도부 출범 후 처음 맞는 선거이므로 규모는 작지만, 그 성적표에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현재 4·3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이 확정된 곳은 '경남 창원 성산'과 '경남 통영·고성' 등 두 곳이다.
창원 성산은 지난해 7월 정의당 고(故) 노회찬 의원의 별세로, 통영·고성은 작년 12월 한국당 이군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라 각각 공석이 됐다.

재보선 확정 지역은 비록 2곳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많게는 1∼2곳이 더 늘어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2심까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선고를 받은 의원들 가운데 한국당 이우현·최경환 의원이 각각 이달 중 2심을 앞둬, 대법원 최종 판결 속도에 따라선 이들 지역구도 재보선 대상이 될 수 있다.
재보선 지역은 선거 한 달 전인 3월 4일 확정된다.
물론 추가 지역이 생겨도 12곳에 달한 작년 6월 재보선과 같은 미니 총선급은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두 곳 모두 영남이라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선거 결과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작년 6월 동시에 치른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험지이던 영남에서 대약진한 만큼 이번에 다시 '민주당 대세론'을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창원 성산은 노회찬 전 의원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곳이고 통영·고성은 대표적 약세 지역이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영남 지역은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폭이 가장 컸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금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고 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 "해당 지역 시·도당과 긴밀히 협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유독 국회의원 재보선은 여론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많이 나오는 선거"라며 "후보자가 결정되는 대로 중앙당에서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확정된 지역구 2곳이 공히 전통적 '텃밭'인 부산·경남(PK)에 해당하므로 모두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특히 통영·고성은 20대 총선에서 이군현 전 의원 외에 다른 후보자가 없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투표 당선되는 등 한국당에 매우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창원 성산 지역을 놓고도 한국당 내부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당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지역구 사수'에 나선 정의당과 'PK 교두보 추가 확보'에 관심 있는 민주당이 이 지역에서 각각 후보를 내 범여권이 분열되기를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국당은 또, 다음 달 27일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새 지도부가 재보선 공천 권한을 가지게 되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당내에선 이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와 한국당 경남지역 의원들은 이번 주 회동을 갖고 '공천 지연' 문제를 비롯해 재보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최근 보수대통합 명분을 내건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의 이탈이 지속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재보선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가능한 한 이달 중 후보를 정해 선거전에 일찍 들어갈 태세다.
오신환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재보선 지역에 자천으로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곧 당 지도부가 논의해서 1월 안에 후보를 확정하거나 후보의 윤곽이 나올 수 있게 결론을 내려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창원 성산 사수에 진력하고 있다. 대표적 노동자 도시인 데다 무엇보다 정의당의 한 축으로서 진보정치에 큰 족적을 남긴 노 전 의원의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기필코 수성하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범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곳만큼은 지켜내겠다"고 했다.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이 작년 12월 4일 시작된 가운데 새해 들어 서서히 출마 후보자들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창원 성산은 민주당 권민호 지역위원장과 한승태 전 한주무역주식회사 대표, 한국당 강기윤 전 의원,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당 위원장, 민중당 손석형 전 경남도의원 등 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통영·고성에는 민주당 김영수 전 정책위 부의장이, 한국당에서는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1차관과 김동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이름을 올렸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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