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8일 새벽 사우디와 조별리그 E조 1차전 격돌
(두바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선 '천리마' 북한 축구대표팀은 '죽음의 조'에 속했다는 압박감보다는 차분하게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SSAD 알 맘자르 훈련장. 지난달 31일 새벽 두바이에 도착한 북한 대표팀은 훈련 엿새째를 맞아 현지 환경에 완전히 적응한 듯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북한 축구는 역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4강이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1980년 대회는 8개팀이 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 2위가 곧장 4강으로 직행했던 소규모 대회였고, A조 2위였던 북한은 B조 1위인 한국과 4강에서 만나 1-2로 패해 탈락했다.
1980년 대회를 통해 아시안컵에 데뷔한 북한으로선 '4강 진출국'의 기록이 남는 순간이었다.
북한은 1992년 대회(8개국 출전) 때는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고,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2011년 대회에야 본선에 복귀했지만 역시 무승(1무 2패)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재현했다.
북한은 2015년 대회(3패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올해까지 3회 연속 아시안컵 무대에 진출하며 승리를 향한 열망을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북한은 조별리그 E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9위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레바논(81위)과 카타르(93위)까지 까다로운 상대인 중동 3개 팀과 경쟁하게 됐다.
북한의 FIFA 랭킹이 109위인 것을 따지면 사실상 '죽음의 조'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 나선 북한의 현실적인 목표는 1980년 대회 이후 무려 39년 만에 아시안컵에서 승리를 따내는 과업을 완수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해외파와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망라해 최강의 멤버를 구축했다.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이탈리아 2부리그 페루자에서 뛰는 한광성(21),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장트 ?텐에서 뛰는 박광룡(27), 스위스 1부리그 루체른 소속의 정일관(27), 이탈리아 세리에C 아레초의 미드필더 최성혁(21)도 유럽파 4인방이다.
이밖에 일본 J2리그(2부) 도쿄 베르디의 미드필더 리영직(28)을 비롯해 J3리그(3부리그) 후지에다 MYFC 소속의 수비수 김성기(31) 등이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이다.
이날 훈련장의 분위기는 여유로웠다.
훈련 시작과 함께 어디선가 중동 특유의 음악이 아닌 한민족의 정서에 어울리는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북한 선수단은 훈련을 준비하면서 여자 가수 목소리의 서정스럽고 부드러운 북한 가요에 맞춰 워밍업에 나섰다.
그라운드에 들어서서도 북한 선수들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여유롭게 훈련을 펼치면서 한국 시간으로 오는 8일 새벽 1시 두바이에서 펼쳐질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E조 1차전에 대비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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