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공격, 수비에 불타는 승리욕까지. 흥국생명 이재영이 펄펄 날았다.
이재영은 6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26득점을 폭발하며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17 26-24)으로 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재영은 54.76%의 공격 성공률로 양 팀을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고, 수비에서도 47.62%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디그도 20개 중 18개를 받아내며 철벽을 쳤다.
이런 이재영의 만능 활약에 남자부 대한항공의 정지석을 떠올리는 팬들이 늘어났다. 정지석은 남자부에서 공격·수비에서 모두 1위를 달리는 '만능맨'이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재영은 '여자 정지석'이라고 하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와, 제가 요즘 배구선수로서 관심 있는 선수가 정지석이에요. 솔직히 남자배구를 잘 안 봤는데, 우연히 지석 오빠 영상을 보고 '와,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반색했다.
이재영은 "김기중 코치님(수석코치)이 저에게 요구하시는 스타일을 지석 오빠가 하고 계시더라. 정지석 오빠가 그 배구를 하고 있다"며 "저도 영상을 보면서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석에게서 배우고 싶은 점이란, "도약하고 올라갔을 때의 힘, 때리고 났을 때의 착지, 공을 때릴 때 몸(허리)을 쓰는 힘"이라면서 "와 진짜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감탄을 쏟아냈다.
이어 "정지석 오빠와 비슷하다는 평가는 저에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친하지는 않지만,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신다는데, 잘 되셨으면 좋겠다"고 행운도 빌었다.
이재영은 이날 경기의 공신이지만, 자신에게는 박한 점수를 줬다.
그는 "공격과 수비가 만족스럽지는 않다. '아 나 진짜 잘했다' 이 정도 느낌이 들지 않았다. 중요할 때 범실을 해서 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수비는 김해란(리베로) 언니가 있어서 저도 조금 더 잘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해란 언니가 잘 알려주시는 대로 공이 오는 것 같다"며 수비력 향상에 도움을 준 동료 김해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재영은 자신의 활약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팀이 이겨 기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기 싫었다. 지난 2일 GS칼텍스전에서 0-3으로 져서 스트레스를 정말 너무 많이 받았다. 미칠 것 같았다. 지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다"며 "이번 경기를 준비할 때는 진짜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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