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과 손잡았다…애플 아이튠스가 삼성TV 속으로(종합)

입력 2019-01-07 17:46   수정 2019-01-07 17:55

삼성전자, 애플과 손잡았다…애플 아이튠스가 삼성TV 속으로(종합)
TV업계 최초 스마트TV에 아이튠스·에어플레이2 동시 탑재
삼성 "개방형 파트너십 결과"…애플 "삼성TV 콘텐츠 제공 기대 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삼성전자가 애플과 협력해 삼성 스마트TV에 '애플 아이튠스(iTunes) 무비·TV쇼'와 '에어플레이(AirPlay) 2'를 동시에 탑재한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마트TV에 아이튠스와 에어플레이가 동시에 탑재된 것은 TV 업계 최초다.
지상 최대 가전·IT쇼 CES 2019 개막 직전에 나온 이번 발표는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싸고 오랜 법적 분쟁을 벌여온 삼성과 애플의 협업이란 점에서 글로벌 가전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협업에 따라 새롭게 출시되는 삼성 스마트TV나 2018년 상반기 출시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은 삼성 스마트TV를 보유한 글로벌 사용자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아이튠스와 에어플레이2 기능을 별도의 기기 연결 없이도 TV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iOS 기기의 콘텐츠가 삼성 TV 속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특히 아이튠스가 애플 이외 다른 회사 기기에 탑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이 아마존 알렉사에 연동되는 에코 스피커 등에 애플뮤직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한 적은 있지만, 아이튠스가 타사 제품 속으로 들어간 적은 없었다.
삼성안에 애플있다?…삼성TV, 아이튠스 탑재/ 연합뉴스 (Yonhapnews)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들은 아이튠스 비디오 앱을 통해 아이튠스 스토어(iTunes Store)가 보유한 4K HDR 영화를 비롯해 수만 편에 이르는 다채로운 영화·TV 프로그램을 구매해 TV 대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아이튠스 무비·TV쇼는 애플이 올해 상반기 출시하는 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다.



아울러 개인 아이튠스 라이브러리에 저장된 콘텐츠도 손쉽게 TV와 연동해 시청할 수 있다.
또 아이튠스는 유니버설 가이드(Universal Guide), 뉴 빅스비(New Bixby) 등 삼성 스마트TV 자체 기능과도 유기적으로 연계돼, 사용자가 쉽고 빠르게 콘텐츠를 검색해 시청할 수 있다.
삼성 스마트TV는 애플의 에어플레이2도 지원해 다양한 iOS 기기에 저장된 동영상·음악·사진을 더 편하게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에어플레이2는 애플 기기에 저장된 음악, 영상, 사진 등을 외부 기기와 연동해 스트리밍하는 기능이다.



삼성은 "이번 애플과의 협력은 그동안 사용자 편의를 위해 스마트TV에 오픈 소스 플랫폼인 타이젠을 탑재하고 OS(운영체제)와 관계없이 모든 기기와의 연결성을 추구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애플의 에디 큐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전 세계의 삼성 스마트TV 사용자에게 아이튠스와 에어플레이2 경험을 제공하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 "아이폰·아이패드·맥북 사용자들은 가정에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원진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 관점에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OS나 제품의 차이를 넘어서는 개방형 파트너십을 추진해 왔다"면서 "이번 애플과의 전략적 협력은 그 일례로, 삼성 TV와 iOS 기기 사용자들이 한층 풍부하고 편리한 경험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삼성 미국법인 앤드루 시보리 VP(상무)는 삼성 TV 퍼스트룩(First Look) 행사에서 "100개국 이상의 사용자가 삼성 TV로 애플 아이튠스 무비·TV쇼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IT 매체들은 애플의 전략에 주목했다.
CNBC는 "이번 제휴 발표는 애플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면서 "스마트폰 업계의 라이벌이자, 수년간 법정에서 싸워온 삼성 TV 스크린에 아이튠스를 내보낸다는 건 애플이 TV 서비스 전략을 다시 세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디스플레이 패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핵심 부품의 공급 체인으로는 꾸준히 관계를 지속해왔다고 CNBC는 평했다.
더 버지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애플과 삼성의 제휴에는 여러 의문이 든다"면서 "스마트TV에 노출되는 애플 콘텐츠로 인한 프라이버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삼성의 타이젠은 어떻게 되는지, 애플 4K TV의 돌비는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리코드는 "애플 TV 박스가 있는데도 삼성과 손잡은 것은 팀 쿡 애플 CEO가 이제 애플 완제품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을 팔고 싶어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IT 매체는 최근 실적 전망 하향 조정 발표에 따른 애플 쇼크가 전 세계 증시를 강타한 가운데 CES를 앞두고 터져 나온 삼성과 애플의 제휴 소식에 주목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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