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5G 안보·첨단제조업·에너지·농산물·車관세·은행 개방
NYT "트럼프, 美경제 경고음 무시하고 중국 경기둔화로 자신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 1, 2위 경제국 간 무역 전쟁의 앞길을 판가름할 무역협상을 앞두고 협상 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될 미국·중국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상 회담에서 조건부 휴전에 합의한 지 한달여 만에 양국 관리들이 직접 대면하는 자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차관급 협상에서 결정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않겠지만, 합의 불발 시 추가 관세 부과가 재개되는 만큼 협상 결과에 달린 경제적 편익이 크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양국 협상 대표단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핵심 현안을 ▲ 지식재산권 ▲ 화웨이와 5G ▲ 중국제조 2025 ▲ 에너지 ▲ 농산물 수입 ▲ 자동차 관세 ▲ 은행 시장 개방 등 7가지로 정리했다.
지식재산권 이슈는 합의 무산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까다로운 문제 중 하나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훔치거나 중국과 기술을 공유하도록 강요한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은 양국 대화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말 강제적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새 법안을 마련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고 문제는 이행"이라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그리고 화웨이를 필두로 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5세대(5G) 통신도 주요 화두다.
화웨이는 중국 당국의 첩보 활동에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강한 의심을 받고 있으며 이런 의혹을 바탕으로 화웨이의 사업을 가장 통제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화웨이 창업자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 수사당국의 수배령에 캐나다에서 체포된 것도 이 사안과 관련된 주요 변수다.
중국제조 2025는 시진핑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첨단제조업 육성정책이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이 정책에 대해 미국은 불공정한 정부 보조와 무역관행이라고 맹비난하며 관련 산업 품목들에 집중적으로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의 강력한 견제에 부딪힌 중국이 이 정책을 수정·변경할 가능성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에너지는 양국 갈등을 풀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분야다. 주요 원유·천연가스 수출국인 미국은 최대 수입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 관세를 철폐하면 수출과 투자 유치에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옥수수, 면화, 수수, 돈육 등 농산물에 부과하고 있는 보복 관세를 철폐할지, 중국이 화해의 제스처로 먼저 없앴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를 휴전 기간이 끝나고 나서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중국이 외국 금융업체에 중국 시장 개방도를 높이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문제도 있다. 스위스 UBS 그룹이 지난해 11월 현지 합작법인의 과반 지분을 확보한 첫 외국 금융기업이 됐지만, JP모건과 노무라 등은 여전히 51% 지분에 대한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번 차관급 협상에서 진전이 있으면 양국은 워싱턴에서 더 고위급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중국에 중대한 변화를 끌어낼 만큼 미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대해 충분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5일 뉴욕타임스(NYT)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기둔화는 "미국이 아닌 유럽에 문제"라며 미국 기업 이익의 1.7%만 중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을 대체로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에 썩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둔화했다는 징후로 힘의 균형이 미국에 유리하게 바뀐 것 같지만, 증시 혼란과 미국 성장둔화 우려가 양쪽 균형을 더 균등하게 복구했다"고 말했다.
마이크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백악관 내에서 의견이 엇갈릴 만한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측은 믿을만한 최소한의 제안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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